미국 엔비디아를 비롯한 인공지능(AI) 중심 기술주 랠리와 외국인 순매수가 코스피 반등세를 견인했다. AI 모멘텀 수혜주인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증시 전반이 함께 오르는 AI 랠리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16포인트(0.39%) 오른 2633.45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 최대 수혜주 SK하이닉스가 3% 가까이 오르면서 32거래일 만에 19만원을 회복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 강세는 AI 반도체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이 엔비디아의 막대한 수요를 선점해 이 회사 이익을 끌어올리는 성과를 이어 온 영향이다. 오는 24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디아이(10%), 케이씨텍(2%) 등 HBM 관련주들도 이번 주 들어 함께 오르고 있다.
이날 장 초반 하락 출발한 삼성전자도 장중 반등해 6만원대에 안착했다.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린 외국인 순매도세가 진정되는 양상이다.
엔비디아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미국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고 우리 증시에서도 AI 반도체 관련주 주가가 상승하며 AI 고점론은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여타 거시적 변수를 넘어 강세장을 이어갈 핵심 동력이라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증폭된 경기 변동성이 줄어들고 있고 내년 주요국 경제성장 전망이 작년·금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2025년 미국 주식시장 운명은 경기나 통화정책 같은 매크로적 요소보다 AI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질적 수급 지표로 살펴 본 AI와 미국 증시 질서는 건전해 보이고, 가격이 높을 뿐 전형적 '버블' 징후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 경기 부양책에 따라 이동했던 외국인 수급이 되돌아온 점도 코스피 상승에 힘을 실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 개장 이후 외국인 순매수가 코스피에 유입되며 상승 전환 흐름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앞서 중국 정부가 예고한 경기 부양책에 기대감을 품고 현지 증시가 오를 때 한국 등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자금을 빼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부양책 기대감 약화, 9월 수출입 증가율 부진 영향에 한국 증시로 되돌아온 것으로 풀이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증시가 강세를 보일 때 여타 아시아 증시에서 중국으로 자금이 이동해 중국 외 아시아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로 삼성전자가 부진한 동안 지수의 추가 하락을 방어했던 밸류업 관련주와 금융주도 코스피 회복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정부와 금융 당국이 증시 부양책으로 시작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일환으로 최근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에 이어 다음 달 초 이 지수를 활용한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예고돼 있어 투자자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월 말부터 산출되기 시작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이달 10일부터 4거래일 연속 올랐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에서 분산된 수급은 은행, 자동차, 증권, 보험 등 밸류업 관련 업종으로 집중돼 강세를 주도했다"며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은행, 증권, 보험주는 기대감을 반영했고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않았으나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 기대감이 형성된 일부 금융지주 종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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