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겨울론' 속 동맹 결성한 인텔·AMD...Arm 견제 나선다

'x86 아키텍처' 자문 그룹을 결성...MS·구글 등도 합류

AMSL 어닝 쇼크에 반도체 기업 주가는 '우수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텔과 AMD가 동맹을 결성했다. Arm의 부상으로 주도권을 지켜왔던 반도체 아키텍처 시장에서 입지가 흔들리자 함께 견제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번 '동맹' 발표는 ASML의 '어닝 쇼크'로 반도체 겨울론이 불거진 시점에 나와서 더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인텔과 AMD는 이날 워싱턴주 벨뷰에서 열린 중국 IT 기업 레노버의 '테크 월드 2024 콘퍼런스'에서 ‘x86 아키텍처’ 자문 그룹을 결성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메타, 브로드컴, 델, HP, 레노보 등이 자문 그룹 창림 멥버에 포함됐다. 

x86은 인텔이 1978년 출시한 중앙처리장치(CPI) ‘8086’에서 파생된 반도체 설계 표준이다. 높은 호환성을 갖춘 x86은 지난 40여년 동안 전 세계 대부분의 노트북과 PC, 데이터센터 서버 등에 적용돼 왔다. AMD는 인텔로부터 x86의 라이선스를 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며 협력해왔다.

다만 최근 Arm이 부상하면서 이 시장에서 인텔과 AMD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이번에 두 기업이 자문 그룹을 결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텔 칩을 사용해오던 애플은 몇 년 전부터 Arm 아키텍처 기반 칩으로 전환했고, 퀄컴 역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자사 칩 스냅드래곤을 Arm의 아키텍처를 기반해 설계하고 있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Arm의 부상이 인텔과 AMD를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끌어당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의식하듯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리는 수십 년 만에 x86과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의 정점에 있다"며 "x86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 리사 수 AMD CEO는 “인텔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x86의 채택을 가속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이 기술 분야에서 얼마나 특별한 시기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x86 아키텍처’ 자문 그룹 결성은 '반도체 겨울론'이 불거진 시점에서 공개돼 더 이목을 끌었다. 이날 세계 최대 반도체 노광장비업체 네덜란드 ASML이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약화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이날 유럽증시에서 ASML 주가는 15% 이상 급락했고 뉴욕증시에서도 엔비디아와 AMD 및 인텔 등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주가가 모두 낙폭을 늘렸다.

엔비디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들이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 수요로 인한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AMD와 인텔이 손을 맞잡은 것이다. 

‘x86 아키텍처’ 자문 그룹은 향후 인공지능(AI), 3D 패키징 및 시스템 아키텍처를 포함한 새로운 환경뿐만 아니라 데이터 센터, 클라우드, 클라이언트, 에지 및 임베디드 장치 등 모든 부문에서 아키텍처의 호환성, 예측 가능성 및 일관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