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들이 댐 건설로 피해를 입은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가 지급한 지원금을 빼돌려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6일 최근 2년간의 댐 주변 지역 지원 사업 집행 실태조사 결과 안동·제천·청주·춘천시, 진안·임실·단양군 등 7개 지자체에 지급된 댐 건설 피해 지원금 207억원 가운데 42억원이 부실하게 집행됐다고 밝혔다. 목적 외 사용이 약 4억8000만원, 절차 위반이 약 19억원, 그 외 부실한 회계 처리 등이 약 18억원으로 확인됐다.
권익위에 따르면 A지자체는 지역 주민의 생활 기반 조성에 쓰여야 할 사업비 418만원으로 면장실에서 사용할 소파를 구매했다. 또 762만원 상당의 복사기를 구매해 주민자치센터 행정 업무용으로 사용했다.
B지자체는 마을 영농 시설을 설치한다는 명목으로 지원금 1700만원을 지출했으나, 실제로는 마을 주민의 아들이 소유한 토지에 개인 거주 시설을 설치했다가 적발됐다.
또 C지자체는 댐 관련 지역 발전 기금 임차료를 소속 공무원의 해외 연수 전용 차량 임차료로 돌려 사용했고, D지자체는 마을 방송 수신기 설치비를 일부 마을 주민의 건강검진비로 임의로 변경해서 지출했다. E지자체는 지원금으로 8억5000만원어치 트럭, 굴착기 등을 구매한 뒤 이를 마을에 무단으로 배부했다.
권익위는 댐 주변 지역 지원금을 부실하게 사용한 이들 7개 지자체에 조사 결과를 통보해 목적 외로 사용한 사업비에 대한 환수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환경부에 관련 내용을 통보해 해당 사업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재발 방지를 포함한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지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이번 실태조사는 댐 건설로 피해받는 주민들을 위해 쓰여야 할 지원금이 부실하게 집행되는 관행을 바로잡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국민의 혈세가 올바른 곳에 제대로 쓰이도록 계속해서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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