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출범 1년 만에 새로운 리더십 체제로 전환하며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신임 대표로 임명된 김희철 대표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화오션의 흑자 전환과 안전 관리 강화라는 중요한 과제를 맡게 됐다.
한화오션은 18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김희철 대표를 사내 이사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에서 MBA를 취득한 후 37년간 한화그룹의 주요 계열사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왔다. 특히 한화큐셀과 한화에너지에서 성과를 내며 그룹 내 입지를 확고히 다져왔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의 협력 관계도 주목된다. 김 대표는 2011년 김 부회장이 한화솔라원에서 태양광 사업을 이끌 당시부터 전략적 조언자로 활동했으며, 이후 두 사람은 에너지 사업에서 10년 넘게 협력해 한화그룹의 신재생 에너지 부문 성장을 이끌었다.
김 대표는 한화오션의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올해 1분기 한화오션은 5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2분기에는 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3765억원과 13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한화오션은 여전히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충분히 올라타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김 대표는 연간 흑자 달성을 목표로 한화오션의 조선업 내 입지를 강화하고 방산 및 에너지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자산 구조 조정과 생산성 향상, 고부가가치 선박 개발 및 납기 단축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을 밝혔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석유와 가스 자원 생산 및 운송용 선박 개발을 강화하고 있으며, 해상풍력 설비 사업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또한, 한화오션은 석유·가스 탐사용 시추선 납품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기업 다이나맥(Dyna-Mac)의 지분을 인수하며 부유식 해양플랜트 시장에도 본격 진출하고 있다.
방산 부문에서는 호주 호위함,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등 대형 방산 사업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군함 유지·보수·운영(MRO) 사업에도 진출해 경쟁력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이어온 군함과 잠수함 건조 기술을 발전시켜 한화오션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중대재해 예방 등 안전 관리 강화도 중요한 과제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하니도 참고인으로 출석했으며, 정 사장이 국감장에서 하니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정 사장이 출석한 이유는 조선소 내 잇단 사망사고 때문인 만큼 올해 한화오션 사업장에서 5명의 근로자가 숨진 바 있다. 결국 정 사장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고,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셀카를 찍냐"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한화오션은 김희철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지속적인 안전 관리 강화를 약속했다. 김 대표는 “안전 없이는 회사의 미래도 없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2026년까지 총 1조 9760억 원을 투자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조선소’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중 1조1300억원은 상시 안전 예산으로 사용되며, 8460억원은 신규 안전 설비에 투자될 예정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김희철 대표는 에너지 밸류 체인을 강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할 적임자"라며 "김 대표의 리더십 아래 한화오션이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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