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인천공항을 이용하시는 여행객들은 더 빠르고, 더 넓은 공항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지난 17일 오전 국토교통부 기자단이 찾은 인천국제공항 제2 여객터미널(T2) 4단계 건설 사업현장은 운영 개시를 앞둔 막바지 정리 작업이 한창이었지만 당장 여행객을 받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성된 모습을 뽐냈다.
인천공항 4단계 사업은 지난 2017년 11월부터 시작해 인천공항공사가 자체적으로 조달한 공사비 4조8405억원이 투입됐다. 1992년 글로벌 허브공항 육성을 위해 30년 장기계획에 따라 지금까지 흔들림 없이 추진돼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4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지난 2001년 인천공항 개항 당시부터 목표했던 여객 1억명의 메가 허브공항 시대가 열린다. 약 29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2여객터미널이 확장되고, 3750m에 달하는 활주로 1본이 추가되며 여객 62개소와 화물 13개소를 포함한 계류장이 확장된다.
T2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탁 트이고 시원해 보이는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출·입국장에는 키네틱 조형물, 비행오브젝트 등 3차원(3D)을 기반으로 한 실감형 콘텐츠가 설치돼있었다.
특히 출국장 천장에 설치된 거대한 키네틱 조형물이 인상적이었다. 폭 12m, 길이 75m의 조형물은 '우웅' 하는 웅장한 기계음과 함께 가만히 서있어도 바람을 일으키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할 정도였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 조형물은 동편과 서편에 각각 하나씩 설치돼있다. 조형물의 움직임은 환경 변화로 인한 멸종위기에 처한 검은 독수리의 날갯짓, 바다거북의 유영, 벵골 호랑이의 걸음걸이를 모티브로 했다. 앞으로 T2를 찾는 여행객은 30분에 한 번씩 움직이는 이 조형물을 만나볼 수 있다.
예술적 감각만 추가된 게 아니다. 터미널 확장에 따른 여객 이동 편의도 좋아질 예정이다.
교통약자 수송용 유인 전동차량을 배치해 교통약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셔틀 5대가 붙어다니면서 한 셔틀당 4명이 탑승가능하다. 무빙워크를 타고 이동할 경우 100m 이동에 도보 6분이 걸리지만, 전동차량을 탈 경우 3분이 소요된다.
보행거리도 단축된다. 2층 도착층 복도는 보행거리를 단축해 피로도를 감소할 수 있도록 60m짜리 일반 무빙워크와 130m짜리 긴 거리 무빙워크를 병행 조성해 둔 모습이었다. 실제로 이날 도착층 복도를 한 시간 가까이 둘러본 기자단에서도 무빙워크를 이용하니 걷는 것 대신 피로도가 적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출입국 절차도 간편해진다. 인천공항공사는 '스마트패스 시스템'을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여권과 탑승권 검사는 보안 요원이 투입돼 면대면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관광객이 몰리는 성수기에는 검사에만 30~40분이 소요되기도 한다.
그러나 앞으로 스마트패스를 이용하면 이용객이 먼저 자신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탑승권과 출국 정보를 등록해 시간이 단축된다. 또 공항에 도착해서는 스마트패스존을 이용해 안면인식을 통해 출국 수속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보안 검색대도 일반 검색대에 비해 3D 검색대를 이용하면 여러 사람이 동시에 검색을 마칠 수 있어 시간이 더욱 단축된다. 이렇게 '셀프' 등록한 정보는 5년 동안 보관된다.
이미 1여객터미널과 2여객터미널 일부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는 스마트패스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호평이다. 일부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스마트패스를 이른바 '꿀팁(유용한 정보)'으로 칭하고 있을 정도다.
터미널 내 설치된 실외정원도 인상적이었다. 4단계 확장지역 끝인 '가든팁' 공간에 설치돼 실내 체류 시간이 긴 환승객과 여행객에게 실외 공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주로 외국인 등 환승객이 많이 이용하는 동측에는 한국적인 자연과 전통을 담은 '승재정'이 내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서측에는 잔디정원이 설치돼 휴식과 문화 경험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설계된 모습이었다.
김범호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 직무대행은 "4단계 확장 사업을 통해 올해 말 세계 3위 규모의 국제여객 1억600만명, 화물 630만톤을 처리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며 "4단계 운영 준비 분야 경험과 노하우를 더욱 체계화하고 전문성 높은 인재 양성을 통해 해외 사업의 핵심 분야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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