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대미 세일즈외교서 '스몰토크'로 정치인들과 교감

스몰토크로 풀어낸 외교, 김 지사의 대미 협상 비하인드 스토리

야구부터 축구, 농구까지 외교 무대에서 빛난 스포츠 외교 전략

김 지사, 모든 대화 유창한 영어로 진행...공감하는 화제로 대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삼프로 TV 미국방송(글로벌 머니토크)에서 영어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최근 5박 7일간 진행된 대미 세일즈외교에서 주요 미국 정치인들과 스몰토크를 통해 깊은 교감을 나눴다.

스몰토크는 일상에서 나누는 가벼운 대화로, 외교에서는 상대방과의 친밀감을 높이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끄는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김 지사는 이러한 스몰토크의 소재로 주로 스포츠를 선택해 상대방과 소통했다.

방미 사흘째인 김동연 지사는 뉴욕주지사 캐시 호컬과의 회담에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한 뉴욕 메츠를 언급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김 지사는 "어제 뉴욕에서 메츠 경기를 봤는데, 메츠가 져서 아쉽다"라는 김 지사의 말에 캐시 호컬 주지사는 "경기에 갈 뻔했는데 안 가기를 잘했다. 내가 갔으면 졌다고 욕먹었을 것이다"라고 농담을 하며 회담장은 웃음으로 가득 찼다.

이후 김 지사는 뉴욕 양키스가 이기고 있다는 화제를 이어갔고, 이에 호컬 주지사는 "정치 이야기 전 스포츠 이야기를 하다니, 딱 우리 스타일"이라며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 지사는 또한 전설적인 흑인 미식축구 선수 어니 데이비스의 이름을 언급하며 호컬 주지사의 과거를 회상하게 했다. 호컬 주지사는 시라큐즈 대학 재학 시절, 어니 데이비스의 이름을 학교 축구장에 명명하려 했던 경험을 회상하며, 그 시절이 자신의 정치 경력의 시작점이었다고 회고했다.

이틀째 날, 김 지사는 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와의 회담에서 그의 과거 농구 선수 경력을 언급했다. 영킨 주지사는 고교 시절 농구 선수로 활약했고, 라이스대에 농구 장학생으로 입학한 바 있다. 김 지사가 그의 농구 경력을 언급하자 영킨 주지사는 깜짝 놀랐고, 두 사람은 회담 이후에도 스포츠 이야기를 나누며 친밀한 대화를 이어갔다.

김 지사는 방미 전에도 스포츠를 주제로 스몰토크를 나눴다. 도담소에서 제임스 콕스 유타 주지사와 만났을 때는 유타주가 자랑하는 NBA 농구스타 칼 말론과 존 스탁턴의 이름을 언급하며 대화를 풀어갔다.

김 지사는 "90년대 미시간대 유학 시절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홈팀을 응원했지만, 유타 재즈의 칼 말론과 존 스탁턴 듀오의 열렬한 팬이었다"고 말해 현지 순방단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김 지사는 미국 방문 첫날, IDB(미주개발은행) 총재 고우드파잉과의 회담에서 축구 황제 펠레를 언급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고우드파잉 총재의 집무실에 걸린 펠레의 사인 티셔츠를 보고, 김 지사는 "이것이 진짜 펠레의 사인이 맞느냐"고 묻자, 총재는 펠레가 IDB에 방문해 강연 후 남긴 선물이라고 답했다. 김 지사는 즉석에서 상대방과 공감할 수 있는 화제를 던지며 회담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나갔다.

김동연 지사의 스몰토크는 상대방에 대한 사전 준비와 즉석에서 발휘한 순발력이 결합된 결과였다. 그의 대화는 단순한 분위기 전환을 넘어 외교적 성의로 받아들여졌으며, 회담의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 지사는 모든 대화를 유창한 영어로 진행했으며, 이번 미국 월가에서의 '삼프로TV 글로벌 머니토크' 인터뷰도 영어로 대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