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수출 전선은 내년에도 '흐림' 예보가 지속될 공산이 크다. 수출 다변화가 구호에 그칠 경우 국가 경제의 큰 축이 무너져 내릴 수 있다.
2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8%로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5% 안팎' 성장이 녹록지 않다는 의견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당장 지난 18일 발표된 3분기 성장률도 4.6%로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달 중국의 대외 수출액은 2.4% 증가하는 데 그쳐 전월 증가율(8.7%)의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시장 전망치(6%)도 크게 하회했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개월째 위축 국면이 지속되는 중이며 생산자물가(PPI)는 지난 2016년 이후 최장 기간인 24개월 연속 하락세다.
최근에는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은 116억9000만 달러로 올 들어 월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에도 중국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낮아 우리 정부가 목표로 세운 연간 수출액 7000억 달러 달성 역시 요원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의 9월 수출입동향을 살펴보면 올해 3분기(9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5088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달 1~10일 수출액은 153억 달러로, 남은 두 달여 동안 목표액의 25%에 해당하는 1759억 달러를 벌어 들여야 할 상황이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연내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은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역대 최대 수출액 달성은 가능해 보인다. 그런 타이틀 획득에 만족해야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년이다. 로이터 등은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4.8%, 내년은 4.5% 정도로 예측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을 4.5%로 전망했다. 올해보다 사정이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여기에 11월 미국 대선이 끝나면 미·중 무역 갈등이 어떤 식으로든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돼 대중 수출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중 수출이 저조한 것은 중국 경제 문제도 있지만 우리 수출 전략에 보완점이 있다는 걸 시사한다"며 "미·중 갈등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전략적인 입장을 취하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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