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외국인 매도세와 3분기 실적 부진 등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역사적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바닥권에 도달해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34%(200원) 내린 5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 초반 삼성전자는 5만8500원(1.18%)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경신했다.
삼성전자 주가 약세는 외국인 매도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지난달 3일부터 이달 18일까지 28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며 역대 최장 순매도를 기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삼성전자에 집중하는 순매도세가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며 "반도체 내에서 레거시 vs HBM 간 차별화된 주가와 수급 흐름이 전개 중이나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역대급 순매도 및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인식도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기 시작한 건 지난 8월 미국 경기 침체로 인한 ‘R(Recession)의 공포’와 엔비디아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제기되면서부터다. 이후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반도체 업황에 대한 보수적인 의견까지 내놓으면서 투자심리는 급격히 악화됐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가 지난 8일 발표한 3분기 잠정 실적은 시장에 실망감을 높였다. 매출은 79조원으로 전 분기보다 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3% 줄어든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가가 하향 조정한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10조7717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었다.
잠정 실적 발표 다음 거래일 삼성전자 주가는 '6만 전자'가 붕괴된 채 장을 마쳤으며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 16일부터 줄곧 '5만 전자'에 머물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역사적 밸류에이션 바닥권'에 위치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예상치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14배까지 내려왔다"며 "이익 눈높이 하향 조정, 부진한 반도체 수요, 일회성 비용 등 악재를 고려해도 현재 주가는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도 "내년 업황 개선을 삼성전자 밸류에이션이 올 하반기부터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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