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광주사업장의 가전제품 일부 생산라인 해외 이전을 결정했다. 지역 협력업체 매출이 5000억원 넘게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생산 중인 냉장고 구형모델 2개를 올해 말 멕시코로 이전할 계획이다. 광주공장에서 생산하는 가전제품은 120만대, 이 가운데 멕시코로 이전하는 물량은 45만대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한 관계자는 “구형 모델인 2도어 냉장고를 해외로 이전하는 대신 신모델인 4도어 프리미엄 냉장고를 도입하기로 하고 시설·설비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광주사업장에서는 앞으로도 생활가전 사업의 ‘Mother Factory’로서 고부가, 프리미엄, 신모델 위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국내·외 11개 가전공정의 생산 계획은 고객 수요를 감안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매출은 광주경제 17%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호남권 협력업체들로부터 1년에 사들이는 제품 구매 규모는 2조2000억원 수준이다. 물량 일부가 해외로 떠나면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사업장의 시설과 생산 규모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올 연말 라인 최신화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살길을 찾겠다는 데 탓할 순 없다"면서도 "광주시가 대안을 찾지 않고 삼성 측 발언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고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광주의 삼성전자 협력업체 매출은 광주 가전산업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며 "지역 협력업체 매출이 5000억원 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주시는 가전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로만 떠들 게 아니라 협력업체의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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