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현대차는 인도 뭄바이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정 회장 등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법인의 증시 상장 기념식을 개최했다. 상장 기념식은 인도의 전통 방식인 촛불 점화로 시작됐고, 정 회장은 이날 증시 상장을 알리는 의미로 직접 타종에 나섰다. 행사장 입구에는 현대차가 지난해 인도에 출시한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 5가 전시돼 글로벌 미디어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현장에는 장재훈 현대차 사장, 김언수 인도아중동대권역 부사장, 타룬 가르그 인도권역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비롯해 관계자 약 250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상장 의미에 대해 "1996년에 인도에 첫 진출해서 공장을 세우고 현지에서 생산 판매하기 시작해 오늘 상장에 이르기까지 의미가 매우 크다"면서 "인도 시장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IPO를 통해 더 좋은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이를 통해 인도 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 시장의 일원으로 현대차가 할 수 있는 일에 중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IPO를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기업으로 전진하겠다는 사명감도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도 정부의 친환경 모빌리티 정책과 글로벌 수출 허브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정 회장은 "인도는 내수도 크지만 수출도 크기 때문에 해외 시장을 같이 개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인도의 기술 개발이나 IT 발전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또 "인도에는 유럽을 비롯해 인근 시장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러한 수요도 인도에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회장은 "전기차 캐즘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시간이 흐르고 기술이 개발되면 기업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며 "다른 브랜드도 마찬가지지만 (이 문제는) 6~7년 정도면 많은 부분이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인도 시장에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전기차에 대한, 또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과 코스트(비용)만 맞춰진다면 전기차 시장으로 빨리 변모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상장은 완성차 기업으로서는 인도 증시 사상 두 번째이며, 현대차의 해외 자회사 첫 상장이다. 인도법인의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의 최상단인 주당 1960루피(약 3만2000원)로 책정됐으며, 주식 배정 청약 마감 결과 공모 주식 수의 2.39배의 청약이 몰렸다. 공모가 기준 현대차 인도법인의 전체 공모액은 약 4조5000억원 규모다. 앞서 현대차는 인도 증시 기업 공개를 위해 인도법인 주식 8억1254만주 가운데 17.5%(1억4219만주)를 구주 매출로 처분했다.
정 회장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대부분 인도에 재투자 될 것"이라며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커넥티비티, 모빌리티와 하이테크, 소프트웨어 쪽 중심으로 많은 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추가 고용과 관련해서는 "내년 하반기 푸네공장이 가동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 정도 수준일 것"이라며 "주로 하이테크나 젊은층이 원하는 차량 제작에 투입되고, 인도 내에 훌륭한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교육, 기술 교육에 투자가 많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중동, 아프리카,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 권역을 전략적 수출 허브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위치한 인도기술연구소와 경기도 화성의 남양기술연구소 간 협력도 강화한다. 또 2030년까지 5종의 현지 전기차 모델 라인업을 구축하고 배터리 시스템 및 셀, 구동계 등 전기차 공급망을 현지화한다.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는 지난해 500만대 규모로, 이 중 승용차 시장은 410만대 정도다. 오는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첸나이, 아난타푸르, 푸네공장 등을 완성해 인도에서 1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전기차(EV) 라인업을 강화한다.
우선 현대차는 내년 초 첫 인도 생산 EV를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 라인업을 구축한다. 기아도 내년 인도 공장 첫 전기차 생산을 시작으로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EV 등 2030년까지 4종을 출시한다. 아울러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셀, 배터리팩, PE(Power Electric) 등 주요 부품의 현지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전기차 공급망 현지화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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