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과 서비스 위주의 기존 박람회에서 벗어난, 인플루언서(사람) 중심의 박람회가 서울콘(Seoul Con)이다. 각 나라에서 온 인플루언서들이 서울콘을 즐기며 생산한 콘텐츠가 서울의 매력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유일무이한 수천만 인플루언서들의 축제의 장, 서울콘으로 인해 발생할 경제적 부가가치는 무한하다.”
지난 18일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SBA) 대표는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루언서 박람회 '서울콘’이 미래 서울의 대표 먹거리가 될 거라 자신했다. 김 대표는 투자업계에 소문난 인물이다. 국내외 유명 금융기관에서 투자금융업의 기초를 탄탄히 쌓고 30대 중반의 나이에 보스톤창업투자라는 벤처캐피털(VC)을 창업했으며, 바이오·IT·콘텐츠 분야를 가리지 않고 투자 성과를 냈다.
김 대표는 항상 선발주자였다. 2000년대 초 셀트리온이 주목받기 전 VC 최초로 셀트리온에 투자하면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또 일찍부터 괴물, 해운대, 신세계 등 수많은 영화, 드라마, 공연 등에 콘텐츠 투자를 시작했다. 그는 민간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스타트업 생태계와 서울의 미래를 위해 혁신적인 시도를 벌이면서 큰 성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
그중 하나가 서울콘이다. 글자 그대로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박람회는 김 대표가 직접 기획했다. 전 세계 수백, 수천만의 팔로어(폴로어)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서울의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이 녹아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도록 한다. 행사의 주인공인 인플루언서들은 서울콘의 경험을 자신만의 콘텐츠로 만들어 세계에 공유하고 서울의 매력을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서울콘은 지난해 첫 박람회부터 대박을 터트렸다. 서울콘에 참여한 인플루언서들이 각종 온라인 플랫폼에 올린 콘텐츠의 조회수는 4억3000만뷰를 넘어섰다. 지상파 3사 저녁 9시 뉴스 평균 시청자 수가 500만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게임도 안되는 셈이다. 인플루언서는 국내외 10·20대에게 서울을 매력적인 공간으로 자연스레 각인시킬 매개가 됐다.
올해 연말, 또다시 서울콘 축제를 즐길 3500여 명의 인플루언서가 DDP에 모인다. 아주경제는 김 대표와 만나 세계 콘텐츠 시장의 중심축을 서울로 이끌 서울콘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콘이 정확히 뭔지.
“서울콘은 인플루언서 박람회다. 다른 박람회는 자동차나 반도체 등 제품 중심으로 하는데 서울콘은 사람 중심으로 하는 차세대 미래 박람회라고 보면 된다. 박람회라고 하면 물건을 파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수백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전 세계 인플루언서들이 서울콘에서 한 경험을 저마다의 콘텐츠로 만들어 공유하는 게 특징이다. 서울의 매력을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전달하는 게 목적이다.
지난해엔 인플루언서 58개국, 3161명을 포함해 총 10만명이 방문한 가운데 2박 3일간 공연·엔터테인먼트, 페스티벌, 콘퍼런스, 콘텐츠·패션·뷰티 등 4가지 분야에서 총 28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히 서울콘의 하이라이트로 지난해 12월 31일 진행한 서울콘×월드K팝 페스티벌에서 글로벌 인플루언서와 시민, 각국 K팝 팬들 4000여 명이 카운트다운을 외치며 새해를 맞았다. 보신각에서 글로벌 인플루언서 6인은 제야의 종 타종도 함께 했다. 이들 인플루언서는 개인 채널을 통해 이 상황을 생중계했다."
-서울콘의 경제적 효과는.
“지난해 페이커가 속해있는 리그오브레전드(LoL·롤) T1 구단 하나만 서울콘에 왔는데, 올해는 10개 구단이 모두 서울콘에 참여한다. 이것만으로도 서울콘의 확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서울콘의 경제적 효과 조사를 해보니 수치상으로는 약 65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서울로 유치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직·간접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1500억원으로 투입예산 대비 최소 50배 이상이었다.
서울콘이 해를 거듭할수록 전 세계 10·20대는 새해 카운트다운 장소로 서울콘을 떠올릴 거다. 자기가 좋아하는 K-팝 콘서트 공연을 보다가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 다 같이 3, 2, 1을 세는 소리에 긴장했다가 그게 끝나면 BTS 등 유명 국내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지는 식으로 무대를 꾸미면 3년에 1000억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그 효과가 클 거다.
카운트다운 시간에 한국을 찾아보게 되고 그렇게 자란 아이들은 추후 한국을 찾고, 한국의 물건을 소비한다. 어떤 사람이 갑자기 돈이 생겼다고 해서 한국 자동차나 전자제품을 사지 않는다. 한국 화장품을 사는 외국인 등은 주로 10·20대인데 한국 콘텐츠에 노출된 사람들이 그걸 구매하고 추후 자동차나 전자제품까지 사게 되는 식이다. 그렇게 서울, 한국 경제의 잠재적 소비자들은 한국 콘텐츠에 현혹된 사람들이 될 것이다.
부산영화제 8년 차쯤 부산영화제 무용론이 나왔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 영화제가 완전히 세계적인 영화제로 자리 잡은 것처럼 서울콘도 5~7년만 지나면 미국의 CES처럼 세계적인 차세대 박람회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 또한 서울의 대표적인 행사와 먹거리로 거듭날 거라고 확신한다."
-올해 열리는 2024 서울콘에서 기대할 점은.
“올해는 35개국, 3500명 정도 서울콘을 찾는다. 박람회 기간도 4박5일로 늘렸다. 또 해외에서 오는 인플루언서를 위해 VIP라운지도 만든다. 그들이 물건 맡기고 쉬는 공간이 될 거다. 그런데 전 세계 인플루언서들이 모인다고 하니까 벌써부터 물, 과자, 맥주 등을 협찬하고 싶어 하는 회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또 하나의 시장이 열렸다.
올해 서울콘이 새롭게 준비하는 건 인플루언서와 서울의 우수 중소기업이 만나는 인플루언서×기업매칭 프로그램이다. 신규 프로그램으로 기업은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판로 확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 인플루언서들은 다양한 제품을 접하고 새로운 콘텐츠 소재를 발굴할 수 있어 모두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윈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밖에 인플루언서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인 인플루언서 스타디움 행사도 강화했으며, 서울의 라이프스타일을 다각적으로 조명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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