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2주 앞두고 두 대선 후보들이 주요 경합주에서 승패를 결정할 수 있는 라틴계 유권자 표심 잡기에 나섰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라틴계 남성 맞춤 공약을 내놨고,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라틴계 지도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22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해리스는 이날 특정 연방 정부 일자리에 대한 대학 학위 조건 폐지와 100만 소기업에 최대 2만 달러(약 2761만원)의 탕감 가능한 대출 제공 등을 골자로한 라틴계 남성 유권자를 겨냥한 경제 공약을 발표했다. 해리스 대선캠프는 “이 계획은 비용은 낮추고 주택 소유는 늘리는 한편 취업 기회를 확대해 라틴계 남성들과 가족들이 아메리칸드림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스는 이날 미국의 스페인어 방송인 텔레문도와 인터뷰도 가졌다. 그는 “라틴계 남성들이 은행에서 대출받는 데 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역 사회를 잘 이해하는 지역 은행에 더 많은 자본을 제공할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라틴계 남성들이 필요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해리스는 “라틴계 남성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역 은행에 더 많은 기금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플로리다주 도럴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에서 라틴계 미국인 지도자 및 유권자들과 타운홀 이벤트를 열었다. 그는 “히스패닉계에서 우리가 실제로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를 조금 전에 봤다”며 “이제 14일 남았으며 우리는 큰 승리 파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패배해선 안 된다”며 “만약 우리가 지면 우리는 더 이상 나라가 없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는 “사람들은 우리가 이 나라에서 다시는 선거를 치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며 베네수엘라를 거명한 뒤 “우리는 베네수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고 있다”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당부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자신이 체외인공수정(IVF)에 계속 찬성했음에도 해리스가 자신이 반대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정말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과 경쟁하고 있다. 그들은 거짓말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녀(해리스)는 무엇인가 잘못됐다”며 “그녀는 지능지수(IQ)가 낮고 느리다”고 조롱했다.
트럼프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계획에 대한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가 유출된 것과 관련해서는 “그들은 이스라엘이 어떻게 싸울지에 대한 정보를 유출했다”며 “누군가 그렇게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냐. 그는 적이다. 내 생각에 그것은 내부의 적”이라고 꼬집었다.
해리스가 이날 언론 인터뷰 외에 다른 일정을 공지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트럼프는 “해리스는 지금 자고 있어서 선거 운동하러 갈 수가 없다”며 “선거가 14일밖에 남지 않았으면 여러분은 자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제가 오늘 정말 세게 공격하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며 “그녀는 오늘 휴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020년 대선 때는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을 더 많이 지지했던 라틴계 유권자들이 올해는 트럼프를 더 지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는 등 표심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라틴계는 2020년 대선에서 전체 유권자의 9%를 차지했으며 이들 가운데 63%는 당시 민주당 후보인 바이든을 지지했다.
그러나 전날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라틴계 유권자는 트럼프를 해리스보다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USA투데이가 서퍽대학교와 함께 지난 14~18일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라틴계 유권자는 49%에 달했다. 해리스의 경우 38%로, 트럼프에게 11%포인트(p) 밀렸다.
흑인 유권자의 경우 해리스는 72%의 지지율로 트럼프(17%)보다 55%p 앞섰다. 다만 이는 민주당이 일반적으로 확보하는 흑인 유권자 비율을 크게 밑돈다고 USA투데이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USA투데이는 라틴계와 흑인 응답자 비율이 적고, 오차범위가 ±9%p로 크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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