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3분기 매출 22조1764억원, 영업이익 75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9% 줄었다.
LG전자는 이번 수익성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시장 수요회복 지연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분쟁 지속, 지난 5월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인상 발표 이후 국제 수출입을 앞당기려는 수요가 폭증하는 등 불가피한 외부 환경에 기인한 글로벌 해상운임 상승이 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김이권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 상무는 24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지정학적인 이슈로 하반기 지역별 해상운임 재계약을 하면서 주요 선사의 해상운임 인상으로 회사의 3분기 손익에 다소 영향이 있었다"며 "다만 7월부터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인 SCFI가 하락하고 있으며 이에 회사는 고운임 선사들의 운임 조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VS사업본부의 3분기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전년 동기(886억원)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장사업은 100조원에 달하는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지난해 243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주력사업으로 발돋움하는듯 했으나, 올 하반기 들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여파로 부진했다.
기업간거래(B2B) 핵심 부서인 BS사업본부도 사업본부 내 신사업 육성을 위한 투자가 늘어나는 '성장통'을 겪으며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LG전자는 BS사업본부의 매출을 현재의 2배 수준인 10조원 규모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발표하고 의료용 모니터, 전기차 충전기 등 유망 신사업을 육성 중이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는 연결 자회사의 저조했던 수익성을 감안한 별도 기준으로도 기대치 대비 부진했다"며 "전기차 판매 둔화에 따른 VS사업본부의 매출 반영 지연과 신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 따른 BS사업본부의 적자가 주요했다"고 분석했다.
LG전자의 자회사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에 치중된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와 전장사업 강화에 힘을 주고 있지만, FC-BGA의 성과가 아직은 미미한 가운데 TV와 전기차 등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기존 주력 사업인 카메라모듈마저 핵심 고객인 애플의 아이폰16 시리즈가 초기 흥행에 실패하며 3분기 영업이익이 1304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28.9% 줄어든 수치다. 환율 하락과 '폴디드 줌' 트리플 카메라에서의 경쟁 심화 등도 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장기간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도 3분기 8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를 개선시키는데 만족해야 했다. 시장에서는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희망퇴직 관련 1500억원 수준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OLED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 중인 LG디스플레이는 기존 TV와 모바일 부문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애플이 올 상반기 출시한 OLED 아이패드의 판매 부진 등 전방 IT사업의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남궁현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실적은 IT제품의 수요 불확실성에 따른 출하 조정, 특히 IT OLED향 패널 출하량 감소 효과가 컸다고 판단된다"며 "다만 스마트폰 출하량 확대에 따라 전사 OLED 판매 비중이 크게 증가하며 사업 구조 고도화에 따른 체질 개선은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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