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4483억원을 기록하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전 분기 대비 129.5%의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보였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7% 감소했지만, 증권가의 기대치인 4200억원을 소폭 초과한 결과로 향후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3분기 매출은 6조87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4% 감소했으나, 전 분기 대비 11.6% 증가했다. 유럽 및 북미 주요 완성차업체(OEM)향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증가와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 중심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 상승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고객사 공급 물량 확대와 고정비 절감 또한 영업이익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AMPC(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 4660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손실 177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AMPC를 제외한 적자는 지난 2분기의 2525억원 대비 대폭 축소되며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다. 이는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실적 개선 덕분으로 해석된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는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매출은 북미 합작공장 판매 증가와 주요 유럽 고객사 출하량 확대 덕분에 전분기 대비 약 12% 증가했다”며 “전기차와 ESS 배터리 출하량 증가로 가동률이 개선되고 원가 부담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새로운 폼팩터와 조성(Chemistry) 제품들을 기반으로 약 160GWh 규모의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제품 및 고객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특히 지난 8일 메르세데스 벤츠 계열사와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이 발표됐다. 계약 기간은 2028년 1월 1일부터 2038년 12월 31일까지이며, 이 기간 동안 총 50.5GWh 규모의 배터리가 공급될 예정이다. 계약 금액은 비공식적이지만 수조원대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난 16일에는 포드와 109GWh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 및 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2027년부터 2032년까지 75GWh, 2026년부터 2030년까지 34GWh를 포함하며, 셀 기준으로 약 13조원, 모듈 포함 시 최대 15조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CFO는 "전기차 시장에서 다양한 가격대의 전기차 모델이 출시되면서 배터리 케미스트리와 폼팩터에 대한 니즈가 확대되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지면서 배터리 등 핵심 부품에 대한 비용에 민감해지고 안전성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요 다각화에 맞춰 최적화된 솔루션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며 "켐스트리 측면에서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를 차별화된 제품으로 선보이고, 폼팩트 측면에서 안정적인 제품 양산과 고객사 니즈에 맞는 폼팩트를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EV 시장 세분화에 따른 다양한 제품 수요 증가 △전기차 핵심 부품에 대한 비용 절감 필요성 확대 △전기차 안전성 중요성 부각 등을 지목했다. 이에 따라 고객 요청에 최적화된 제품 솔루션을 지속 개발할 계획이다. 고전압 미드니켈 조성을 통한 표준형 수요 대응, 중저가형 시장을 위한 CTP 적용 LFP 제품 개발 등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ESS 시장에서도 △전력망 중심의 ESS 수요 고성장 △가격 경쟁력 및 통합 솔루션 요구 증대 △정책에 따른 현지 공급망 구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 고객들과의 공급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며 안정적인 매출 창출을 위해 중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급격한 대외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치밀한 전략으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고객 가치를 높여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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