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민관 협력 통해 핵심소재 국산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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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입력 2024-10-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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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사진아주경제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사진=아주경제=DB]
최근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 확대로 핵심광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핵심광물은 신재생에너지와 미래 첨단산업의 필수 원료로 가치사슬 단계에서 최종 소비자에 가까워질수록 부가가치가 커지고 국가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전기차·배터리의 경우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모빌리티 산업 발달로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전기차 및 배터리용 광물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배터리 제조 중 양극재에는 니켈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며 니켈을 포함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이 들어간다. 니켈은 에너지밀도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코발트와 망간은 안정성을 높이는 데 필요하다. 어떤 비율로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배터리 용량, 에너지밀도, 안정성, 수명 가격 경쟁력이 결정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세계 니켈 매장량 1위는 인도네시아(약 5500만t)로 전 세계 매장량의 약 42%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020년 1월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했다.

이는 니켈 채굴부터 가공을 아우르는 일련의 공정을 자국 내에서 이뤄지게 하려는 전략적 계획이다. 이후 보크사이트 원광 수출 금지와 올해 12월까지 구리, 철, 납, 아연 정광의 수출 제한 조치가 이어졌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니켈 생산량은 약 180만t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인도네시아 내 니켈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향후에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국은 니켈 제품을 총 19억 달러어치 수입했다. 피치 솔루션에 따르면 배터리 제조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한국의 지난해 니켈 소비량은 9만6000t이지만 2030년에는 18만1000t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공급망 안정 차원에서 니켈 자원 개발에 뛰어든 것은 지난 노무현 정부 때다. 한국광물자원공사(현 한국광해광업공단, 이하 광물공사)는 많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니켈 개발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2006년 3월 광물공사는 아프리카 소재 프로젝트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본 사업을 유망 프로젝트로 선정했다. 그해 4월 암바토비 대주주·운영사인 캐나다 쉐릿사와 비밀유지 협약을 맺고 사전타당성 검토 자료를 입수해 경남기업, SK와 공동으로 현지조사를 한 것이다.

암바토비 프로젝트는 광물공사를 포함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 경남기업, STX 등 민간기업이 주도했던 사업이다. 광물공사는 최종 계약에서 현금 프리미엄 없이 27.5%의 지분을 취득했으며 니켈 생산물의 50% 구매권을 확보했다.

또 건설 과정 중 계약 수주 가능성도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암바토비 광산 개발은 노천에서 채광한 니켈 원광을 슬러지화 공정을 거쳐 파이프라인을 통해 플랜트까지 운송한 후 제련·정련 과정을 거쳐 최종제품으로 니켈과 값비싼 코발트 브리켓을 생산하고 있다.

민간의 경우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이 2026년부터 상업 생산을 목표로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에서 연간 약 4만2600t(니켈 금속량 기준)의 생산 능력을 지닌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짓고 있다. 해당 제련소는 니켈이 함유된 폐배터리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제련기술을 갖췄다.

현재 고려아연은 다양한 원료, 납과 아연의 저품위 정광이나 스크랩 등을 처리해 총 21가지의 유가금속 및 화학물질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독자적인 리칭 기술과 첨단설비를 갖추고 있는 세아베스틸지주 산하 세아M&S는 특수강과 반도체,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원료인 니켈(브리켓,캐소드,파우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세아M&S는 아시아에서는 유일한 선진 기법의 배소로와 최첨단 설비로 일관 생산 체제를 갖추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몰리브덴 가공품을 생산하고 있다. 세아M&S는 2006년 설립돼 2010년 세아그룹으로 편입됐으며 비철금속 제련·정련, 합금철 제조에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세아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비철금속 제련분야에 한국광해광업공단과 함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원료 공급과 고려아연, 세아M&S의 기술이 합해진다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공급망 이슈가 불거진 가운데 소재분야 국산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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