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신항에서 벌어진 갑질과 인권침해 의혹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혜경 의원이 직접 현장을 찾아 피해 직원들과 면담을 진행하는 등 사건 진상 규명에 나섰다.
29일 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 26일 마산신항 운영사와 시행사 간 불합리한 대우와 직장 내 괴롭힘 실태에 대해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고 대책 마련을 위해 마산신항 운영사 직원들과 면담을 실시했다.
정 의원의 이번 방문은 지난 9월 3일 창원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혀진 갑질 의혹과 인권침해 사안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날 면담에는 마산신항 운영사 직원 12명이 참석해 심각한 피해 사례를 털어놓았다. 일부 직원들은 지난 6년 동안 쌓인 고통을 호소하며 현장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특히 여직원에게 화장실을 전용으로 사용하라는 지시나 인격 모독적인 언사가 빈번하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또한, 피해 직원들은 "전화기 번호만 봐도 두려움을 느낀다"며 마산아이포트가 시행사로서 가진 세금계산서 발행 권한이 이러한 갑질의 핵심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의원은 "다른 항만터미널 시행사와 운영사 간의 업무 프로세스를 재검토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특히 여성 직원 전용 화장실 비품 회수 및 CCTV 철거와 같은 증거 은폐 시도로 보이는 조치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피해 직원들은 "회사가 기자회견 이후에도 사과나 개선 조치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다'라는 2차 가해성 발언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정 의원은 피해 직원들에게 심리 상담을 권유하며 "사회적 윤리에 반하는 패륜적 갑질 행위는 반드시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용노동부 상담센터에서의 한계로 인해 실질적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법적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국회에서 논의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비슷한 사례가 이미 입법과정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0월 2일, 마산아이포트(주)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행위 신고가 정식 접수됐고, 부산지방공정거래사무소 하도급과와 경쟁과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도 이날 면담을 통해 확인됐다.
정 의원은 이 모든 상황을 노승철 마산신항운영 대표에게 전달했고, 노 대표는 직원들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재발 방지 조치에 대한 확실한 책임을 약속했다. 특히 HDC그룹이 이번 사안에 대한 영향력을 미쳤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정 의원에게 조사를 당부했다.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마산신항 운영사와 시행사 측 등의 협의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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