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캐피털사에 새로운 부실채권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캐피털사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PF 등 위험자산에 가중치를 부과한 자본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은 지난 28일 부실채권(150억원) 발생을 공시했다. 신한캐피탈은 해당 건을 포함해 올해 19건(1638억원)의 부실채권 발생을 알렸다.
지난 11일 부실채권 4건(661억원)을 공시한 OK캐피탈은 11일 공시 건을 포함해 하반기에만 총 12건(1519억원)의 부실채권 발생 소식을 전했다. 하나캐피탈은 지난 22일 50억원 규모 부실채권 발생을 공시했다.
캐피털사에서 부실채권이 꾸준하게 발생하는 것은 부동산 호황기에 금융사들이 부동산 PF 사업에 과도하게 투자했기 때문이다. 이후 고금리 등으로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지며 문제가 됐다. 특히 자동차금융을 취급하는 대형 캐피털사들과 달리 수익구조가 한정적인 중소형 캐피털사는 PF 대출에만 사업을 집중해 문제를 키웠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캐피털사의 부동산 금융자산이 브리지론 상태에 머물거나 중후순위 채권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브리지론을 빌린 사업장은 사업 초기인 상태다.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지금 사업이 다음 절차로 진행되기 어려워 자금 회수도 요원하다. 중후순위 채권은 선순위 채권자들이 받은 이후 빌려준 돈을 받을 수 있어 자금 회수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신용평가사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OK캐피탈의 부동산 금융자산(올 상반기 기준) 중 브리지론 비중이 81%를 차지했으며 중후순위 물량도 77% 수준이었다. 신한캐피탈의 부동산금융자산 중 브리지론과 중후순위 물량은 각각 52%, 58%를 차지한다.
캐피털사들은 부실채권 매각을 서두르고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캐피털업계는 최근 5000억원 규모 부실채권 공동매각을 추진했지만 매수자·매도자 간 가격 차이로 실패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도자는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을 가지고 있지만 시장에 부실채권 물량이 많다”며 “매수자와 매도자 간 바라는 가격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PF 부실로 인한 문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위험자산을 가중한 자본규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예컨대 은행에서 쓰이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처럼 위험자산을 가중평가한 기준으로 캐피털사를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신용카드학회장)는 “캐피털사는 총자산을 계산할 때 위험가중치를 반영하지 않는다”며 “캐피털사가 위험자산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 대응책을 미리 마련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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