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및 여론조사 조작 논란' 핵심 인물 명태균씨 관련 의혹이 이어지면서 범야권은 '명태균 게이트'로 명명하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정조준하고 있다. 여권에선 명씨와의 연관성에 선을 그으면서도 계속되는 의혹 보도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대선캠프와 명태균씨는 지난 대선에서 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가. 희대의 사기극이라도 작당한 것인가"라며 "대놓고 여론조작, 노골적 공천 개입, 최순실 뺨치는 국정농단의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건희 여사를 향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의혹만 30여 건에 달해 초대형 의혹비리 종합백화점 수준"이라며 "국감 이후라도 국민과 함께 진상을 규명해 관련자를 처벌하도록 끝장을 보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1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 2일 서울역에서 김건희 국정농단 범국민 규탄대회 및 특검법 수용 촉구 '1000만명 서명운동' 등 공세의 고삐를 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고,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바로 재표결에 올릴 계획이다.
'윤 대통령 탄핵’에는 신중한 기류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지금 탄핵과 관련해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며 “탄핵은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일부 소속 의원들이 '탄핵 의원 모임'에 가입하거나 관련 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개별적인 행동이라는 입장이다.
조국혁신당 등 다른 범야권 정당이 장외투쟁과 탄핵소추안 작성 등에 본격 나선 것에 거리를 둔 것이다. 다만 이재명 대표가 과거 성남시장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최일선에 섰기에, 탄핵 분위기가 무르익거나 결정적 '트리거'가 나온다면 즉각 태세를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여권에서도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금 상황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전야와 같다"는 표현을 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일단 명씨와의 관계를 부인하면서 대통령실의 대책을 촉구하는 기류다.
'친윤(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명씨와 모르는 사이"라며 "명씨가 운영했다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나 관련 보고서를 받은 사실이 없고, (윤석열 대선캠프가) 회의를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 등 여권 중진들은 공동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실에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 현안 해결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만 '현안'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임기 반환점(11월 10일)을 앞둔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사회 전반의 구조개혁 없이는 민생도 없고 국가의 미래도 없다"면서 4대 개혁(연금·의료·교육·노동) 연내 성과 도출을 주문했다. 민생 성과로 각종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은 "명태균 게이트로 이미 국민은 일말의 기대마저 접었다"면서 "도대체 무슨 동력으로 개혁을 추진한다는 거냐"고 일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