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금융사가 최근 커지고 있는 실물자산토큰(RWA) 시장에서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내에서도 RWA 거래에 특화된 부산디지털거래소가 연내 서비스 개시를 앞두면서다. 향후 전통자산까지 토큰화 형태로 발전하며 전통금융 영역의 혁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하나은행 산하 하나금융연구소는 30일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실물자산토큰의 부상과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실물자산토큰(RWA)은 부동산이나 미술품 등 실물자산을 디지털 형태의 토큰으로 변환한 것으로 투자자가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금융 모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RWA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달 기준 RWA 시장에 예치된 자금은 총 41억 달러(약 5조6691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84% 커진 수치다. 여기엔 주식이나 대출, 채권 등을 비롯해 부동산과 금, 광물 같은 원자재 등이 토큰으로 변환해 거래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RWA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을 앞뒀다. 지난 28일 출범식을 연 부산디지털거래소는 올해 안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부산디지털거래소는 RWA 거래에 특화된 가상자산거래소다.
이에 따라 전통금융사도 현재 보유한 고객, 자본 등을 활용해 RWA 시장에서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RWA는 실물자산인 만큼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한데, 이미 공인된 운영 제도와 효율적인 시스템을 가진 전통금융사에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전통자산까지 토큰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나금융연구소는 내다봤다. 이에 따라 다양한 실물자산의 거래 비용, 글로벌 접근성 측면에서의 효율성이 개선되는 한편 전통금융 영역도 혁신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전통금융사의 변화는 이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등으로 가상자산이 제도권 내 진입하면서 시작됐다. 가상자산거래소와 협력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자금 유입이 대표적이다. 전통금융사는 가상자산거래소와 실명 확인을 위한 입출금 계좌 제휴에 속속 나서고 있다.
김남훈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전통금융에 강점을 갖는 금융 사업자들은 RWA를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자본 조달의 혁신 방향을 새롭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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