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뒤덮인 美대선…민주·공화, 막말·망언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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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4-10-3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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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 막말 논란 후 바이든 '트럼프 지지자 쓰레기' 망언

  • 쓰레기차 올라탄 트럼프 "내 지지자는 쓰레기 아냐…누가 진짜 쓰레기인가"

  • 바이든 실언 진화 나선 해리스 "누구에게 투표했는지에 따라 비판하는 것 반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쓰레기 트럭에 타고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쓰레기 트럭에 타고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초접전 양상인 미국 대선판이 ‘쓰레기’ 발언에 출렁이고 있다. 공화당 유세에서 나온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이라는 망언으로 수세에 몰렸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지지자들이 쓰레기”라고 막말하자 역공에 나섰다. 트럼프의 파상공세에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누구에게 투표했는지에 따라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에 강력 반대한다”며 진화를 시도했다.
 
논란의 쓰레기 발언은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의 뉴욕 유세 현장에서 터져나왔다. 당시 찬조연설에 나선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표현한 것이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이는 미국 내 600만명에 이르는 푸에르토리코 출신과 라틴계 유권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이 됐고, 트럼프 진영은 역풍을 맞았다. 해리스 진영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경합주의 푸에르토리코 출신 유권자들에게 해당 발언 영상을 광고로 만들어 문자메시지로 대량 발송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곧바로 공수가 전환됐다. 바이든이 29일 힌치클리프의 발언에 대해 “내가 보기에 밖에 떠다니는 유일한 쓰레기는 트럼프의 지지자들”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바이든의 이런 언급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절반가량의 미국인을 ‘쓰레기’라고 지칭한 셈이다. 바이든은 소셜미디어에 “트럼프의 지지자가 쏟아낸 혐오 발언을 쓰레기라고 표현했다”고 해명했고, 백악관까지 가세해 “특정 코미디언의 발언에 대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바이든의 실언으로 민주·공화당의 처지는 정반대가 됐다. 트럼프는 30일 경합주인 위스콘신을 찾아 바이든·해리스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이날 위스콘신 그린베이에서 환경미화원이 입는 형광 주황·노란색 조끼를 입고서 자신의 선거 로고를 부착한 쓰레기 수거트럭에 탑승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우리 지지자들은 쓰레기가 아니다”라며 “난 누가 진짜 쓰레기인지 여러분께 말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 CNN방송 등이 전했다. 특히 그는 바이든과 해리스를 겨냥해 “그들은 여러분을 쓰레기처럼 대우한다. 그들은 우리나라 전체를 쓰레기처럼 대우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앞서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록키마운트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해리스는 바이든 발언에 거리를 두며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미 USA투데이에 따르면 그는 이날 워싱턴DC에서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유세를 위해 출발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바이든의 쓰레기 발언에 대해 “바이든이 발언을 해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누구에게 투표했는지에 따라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의 실언이 초박빙 구도의 막판 대선 판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은 훈련되지 않은 커뮤니케이터”라며 “그의 발언은 같은 날 밤 해리스가 통합을 주제로 삼은 연설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해리스는 “나는 나를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여론조사도 제각각…이코노미스트 “양측 선거인단 동률 예상”
양측이 공방전을 벌이는 사이 여론조사는 막판까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주요 여론조사를 종합한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24~28일 퀴니피액대의 여론조사(2186명 대상, 오차범위 ±2.1%포인트)에서 트럼프는 49%의 지지율을 얻어 47%를 얻은 해리스를 2%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이날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와 함께 진행해 발표한 여론조사(23∼28일, 816명 대상, 오차범위 ±4.7%포인트)에서는 두 후보가 48%의 지지율로 동률을 기록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미국 대선 결과 예측 모델에서 해리스와 트럼프가 각각 538명의 선거인단 중 절반인 26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동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했다. 선거인단의 과반을 획득한 후보가 없을 경우 연방 하원의 투표로 승자가 결정된다. 21일 같은 예측 모델에서 해리스가 확보할 것으로 보이는 선거인단은 262명에 그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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