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주요 기술 기업의 실적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9월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긴 했으나 주가 하락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3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8.08포인트(0.90%) 내린 41,763.4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8.22포인트(1.86%) 급락한 5,705.45,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12.78포인트(2.76%) 주저앉은 18,095.15에 장을 마쳤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는 이날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나, 인공지능(AI)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확대가 시장의 우려를 낳았다.
3분기 M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655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총 순이익은 246억7천만 달러로 11% 늘었다. 메타 매출도 405억9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9%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다만 이 기간 MS의 AI 투자를 포함하는 자본 지출은 200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5.3% 늘었다. 이에 2025 회계연도 자본 지출은 전년 대비 300억 달러 늘어난 8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는 2024 회계연도의 자본 지출 전망치를 기존 370억∼400억 달러에서 380억∼400억 달러로 올리면서 2025년에도 자본 지출이 계속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 확대를 고려하면 성장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세부 지표도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는 분석이다. MS는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부문의 성장률이 33%에 달했으나, 클라우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MS의 주가는 이날 6% 급락했다. 일간 주가 낙폭이 6%를 넘은 것은 2022년 10월 26일(-7.72%) 이후 처음이다. 메타도 주가가 4%나 밀렸다.
버드프라이빗웰쓰매니지먼트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인공지능(AI)에 대한 열정과 잠재력만으로는 이제 충분하지 않은 단계에 이르렀다"며 "이런 회사들은 여전히 해당 주제로 레버리지를 받고 있고 장기 성장성도 유리하지만, 가격에 반영된 만큼 성장이 충분히 드러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장 마감 후 발표된 애플과 아마존 실적도 호조를 보이긴 했다. 애플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6% 증가한 949억30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64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아마존은 올해 3분기 매출이 1589억달러, EPS는 1.43달러라고 발표했다. 역시 모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다만 핵심 시장인 중화권 실적이 기대 이하였다는 점에 시간외 거래서 주가가 1% 넘게 하락하고 있다. 반면 아마존은 '깜짝 실적' 수준이라는 평가로 시간외 거래서 주가가 3% 넘게 뛰고 있다.
이날 발표된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노동부의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4.72% 급락했고, TSMC와 브로드컴 주가도 각각 2.03%와 3.89% 밀렸다. AMD와 퀄컴 주가도 각각 3.05%와 2.89% 내렸다. 이에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01% 하락 마감했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경제 뉴스보다 MS와 메타의 실적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