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의 유럽 세일즈외교는 출발부터 이례적이었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방미 귀국 일주일 만에 연이어, 또 다른 대륙으로 날아가서다. 기대도 컷다. 김 지사가 취임 초 약속한 100조 투자 달성을 위한 세일즈외교 성격 이외에 도내기업의 '유럽 진출 교두보' 확보가 목적이었다.
결과는 기대 그 이상이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경기도-ASM-화성시 간 상생협력 협약(MOU)체결이다. ASM은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증착 장비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독보적 기업이다. 자존심 높기로도 유명하다. 웬만한 국가와 상대도 안 한다.
세계 10대 반도체 장비 제조기업으로 그만큼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이런 ASM과 매우 각별한 관계다. 생산 공장과 함께 R&D 시설이 자리 잡은 국가는 아시아에서 한국 화성과 싱가포르뿐이어서다. 이런 ASM과 새로운 협약(MOU)체결은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 지사가 네덜란드에서 거둔 성과는 또 있다. '반도체 노광장비 1위' ASML과 양측 간 투자 협력을 강화한 것이다. 특히 ASML이 위치한 노르트브라반트주 주청사에서 '경기도-노르트브라반트주 우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함으로써 네덜란드 세일즈 외교의 방점을 찍었다.
협약에 따라 경기도와 노르트브라반트주는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미래기술 선도사업, 기후위기 대응 및 기후테크 육성, 스마트 농업 혁신기술,청년·청소년 교육 및 학술교류,문화 교류 및 예술 등 5대 분야 11개 사업에 대한 협력이 강화될 전망이어서 더 그랬다. 앞선 오스트리아 방문도 매우 유의미했다.
300개 이상 글로벌 기업이 참여한 제28회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대한민국의 잠룡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전시회 현장에는 수백 명의 바이어와 현지인 관람객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김 지사는 여기서 80여개 중소기업의 제품이 선보인 경기도 부스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세일즈 활동 벌여 수출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런가 하면 오스트리아 빈에서 마틴 코허 노동경제부 장관을 만나 벌인 세일즈 외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히든챔피언' 즉 강소기업의 경기도 진출 시 적극적 행정 지원을 제안했고, 코허 장관은 "오스트리아 기업은 한국으로, 한국 기업은 오스트리아로 서로 투자하면서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자"고 화답했다.
전기자동차 부품, 제약·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뷰티산업 등 4가지 협력 분야에 대한 채널이 개설되는 순간이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오스트리아-경기도 간 비즈니스 포럼 출범에 초석을 놓았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오스트리아에서의 김 지사의 존재감은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빛났다.
경기도정 핵심 전략인 '휴머노믹스'(사람 중심 경제)를 주제로 기조 강연이 참가자들의 절대 호응을 끌어냈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역시 김동연'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유럽에서는 처음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46개국, 89개 도시에서 활동하는 한인 경제인 최고경영자(CEO)와 차세대 경제인 850여명을 비롯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국내 기업인, 오스트리아 정부 인사 등 3000여명이 참가해 평가의 의미를 더했다.
경기도 나아가 대한민국 기업의 유럽 진출 해결사 역할을 자임하면서 투자유치에 나선 김 지사의 유럽 세일즈외교가 성공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 이처럼 차고 넘친다. 다음 김 지사의 경제 외교가 어느 대륙으로 향할지 기대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