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 비씨 제외)의 3분기 누적 해외 신용·체크카드 결제금액(개인·일시불)은 13조8682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10조8442억원)과 비교해 27.9% 성장했다. 국내에서 소비 부진에 따른 내수 침체가 우려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해외여행객들을 겨냥한 트래블카드를 중심으로 한 직불·체크카드의 성장세가 뚜렷했다. 카드사들이 은행과 연계해 내놓은 체크카드인 트래블카드는 외국 현지에서 결제나 출금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통상 해외 결제시장에선 신용카드 이용 비중이 8할을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트래블카드가 등장하면서 해외 체크카드 결제액(3조8627억원)은 1년 새 88.5%나 늘었다. 신용카드 결제액(10조55억원)은 같은 기간 14% 증가했다. 해외 결제액 중 체크카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1년 전 18.9%에서 27.8%로 뛰었다.
특히 신용·체크카드 결제시장 모두 선두주자의 시장 지배력이 공고해지고 있다. 현대카드는 신용 결제시장에서 애플페이로, 하나카드는 해외여행 특화 카드인 '트래블로그'를 앞세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먼저 하나카드는 600만명이 가입한 트래블로그를 통해 올해 3분기까지 1조8535억원의 해외 체크카드 결제액을 기록했다. 1년 새 149.3%가 늘었고, 전체 결제액의 47.5%를 차지했다.
현대카드의 해외 신용카드 결제액은 1조768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9.4% 증가했다. 40%에 육박하는 성장세는 현대카드를 제외한 6개 카드사의 해외 신용카드 결제액이 1년 동안 한 자릿수 성장률(7.3%)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이로써 현대카드의 해외 신용카드 결제액 시장 점유율은 1년 전 20.1%에서 24.6%로 4.5%포인트 뛰었다. 현대카드는 "해외 특화 프리미엄 상품, 일본 제휴 서비스 등과 애플페이가 시너지를 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연말연시 해외여행 수요가 추석 황금연휴보다 많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어, 해외 결제시장을 둘러싼 카드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트래블카드에 따른 해외 결제시자의 성장은 분명하나, 수익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록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카드사들은 영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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