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통장을 세분화하고 꼬리표를 달아놔야 해요. 만약 50만원을 취미로 쓴다면 나머지 130만으로 저축과 생활이 유지 가능한 지 체크해야 합니다. 자유를 준 만큼 책임과 의무를 잘해야 하는데 그게 저축이니까요. 당근 남발만 하면 살만 찝니다.“ (박수연 상담사, AFPK·재무설계사)
금융 지식이 부족한 사회초년생들을 위한 '서울 영테크'가 청년들의 지속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서울 영테크 신청자 1만 252명 중에 14.5%(1490명)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청해 '연차상담'을 받았다. 지난해 연차상담 대상자는 총 1만 1113명 중 753명(7%)이었던 것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 영테크는 청년들에게 무분별한 투자보다 체계적인 자산 관리법을 제공한다. 청년층은 투자 열풍과 국민연금 고갈로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에 휩쓸려 공격적이고 단기 수익률에 집착하는 투자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박 상담사는 “투자가 수단인데 목적으로 착각한다"며 "주식만 투자가 아니다. 공부해서 연봉을 높이는 것도 투자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재무상담사들의 지속적인 참여도 눈에 띈다. 재무상담사 60명 중 38명(63.3%)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재위촉됐다. 지난해에는 25명(41.7%)이 재위촉됐다. 시 관계자는 "올해 모집 시 재무상담 경력 3년 이상, 청년 감수성·소통능력 등 필수요건으로 추가하는 등 지원 자격을 강화하면서 재위촉 비율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영업 압박없이 청년들에게 금융 지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입모았다. 2021년부터 3년째 참여하고 있는 상담사 A씨는 "계획없이 무조건 돈을 모으고, 스스로 컨트롤이 안될 정도로 소비를 하고 묻지마 투자를 하다가 상담을 신청하는 게 청년의 현실이었다"고 털어놨다.
2년째인 상담사 B씨는 "이전 년도 상담 때 대안으로 제시했던 부분을 정확하게 실행해 1년뒤 예상자산이 딱 맞은 경우가 있다"며 "연차 상담 때 상담 내용을 정확히 실천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청년들의 자립과 재정적인 부분에 있어서 작지만 영향을 줬다는 생각에 상담사로서 매우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박 상담사는 "2021년 11월경부터 7명이서 시작했는데 이제 60명이 됐다"며 "상담사는 영업 없이 객관적으로 청년들을 상담해주고 정당한 노동비 받으니 보람된다"고 덧붙였다.
시는 내년부터 대면 수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원활하고 내실화된 상담을 위해 비대면보다 대면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권역별 이동시간 때문에 고충을 겪는다고 고백하는 상담사도 있었다. 3년째인 한 상담사는 "노원구에서 강동구로 이동하면서 하루에 4~5시간 길에서 보낸 적도 있었다"며 "청년 공간이 강남에 송파, 서초 등에만 있어 그냥 카페에서 하는 경우도 많았다. 전용 상담 공간이 생기면 재무 상담을 고백해야 하는 청년 입장에서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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