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창원지방검찰청에 출석했다. 김 전 의원은 "공천 의혹은 나와 상관없다"면서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도 연락한 적 없다"고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3일 김 전 의원은 오전 9시 38분께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창원지검 청사에 나타났다. 그는 청사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을 만나 이번 의혹에 관한 입장을 밝히며 "지난 대선 당시 발생한 여론조사 비용 문제는 저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대가성) 공천 의혹은 나와 전혀 상관없다"고 말했다.
우선 김 전 의원은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어떤 역할을 했느냐는 질문에 "명씨가 말씀을 잘하시니 나름대로 저를 도왔다고 해 일부 정도만 알고 있다"며 "공천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 여사와 연락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또 그는 명씨가 김 여사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공천을 부탁했는지 알았느냐는 질문에도 "명씨가 김 여사가 자신 얘기를 잘 받아준다는 정도는 들은 적 있지만 공천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으로 들은 적 없다"고 밝혔고, 녹취록에서 '명씨 덕을 봤다고 말했다'는 것을 두고는 "선거에 도와준 모든 분은 다 고마운 분들"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김 전 의원은 최근 국회에 출석해 공천 개입 의혹을 폭로한 자신의 회계담당자인 강혜경씨에 대해선 매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강씨가 확보했다는 2년간 녹취록을 다 뒤져도 저와 미래한국연구소와 관련된 이야기는 없다"면서 "강씨는 당초 저에게서 9700만원을 가져갔다. (세비가) 강씨 통장으로 가서 그 돈이 네 사람에게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씨가 두 사람에겐 통장으로 넣어줬다고 알고 있다. 그중 한 사람은 660만원이 갔다고 알고 있었는데 정작 500만원밖에 못 받았다고 저에게 말했다"며 강씨가 중간에 돈을 일부 가로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강씨의 녹취록은 제 최고 변호인"이라며 "강씨가 저와의 녹음 내용을 빌미로 돈을 받아내려고 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거듭 강씨를 비난했다.
앞서 창원지검은 김 전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고, 이날 김 전 의원은 창원지검 형사4부(김호경 부장검사)에서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의원의 검찰 조사는 참고인 신분이던 지난 6월 이후 두 번째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 당선된 뒤 2022년 8월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세비 9000여 만원을 명씨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평소 김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운 명씨에게 공천을 기대하고 대가성으로 이 돈을 준 것으로 보고있다.
이와 관련해 강씨도 지난달 21일 국회에 출석해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씨가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제공한 대가로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의 공천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파문이 일었다.
검찰은 김 전 의원과 명씨가 주고받은 9000여 만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지난 9월 김 전 의원과 명씨 두 사람의 신분을 모두 피의자로 전환했다.
김 전 의원의 소환조사가 이뤄지자 관심은 자연스레 명씨가 언제 검찰 조사에 응할지로 쏠리고 있다.
검찰은 금주 내 명씨를 소환조사 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언제 검찰 조사를 받게 될지는 미지수다. 검찰은 지난주 명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으나 중요 증거물인 휴대폰을 입수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명씨는 지난달 31일 민주당이 녹취록을 공개하자 언론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녹취록이 담긴 휴대폰을 불 질러 버리겠다거나 아버지 산소를 가겠다는 등의 발언을 해 잠적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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