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방한 외래객 2000만명, 꿈과 현실의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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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4-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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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호기롭게 외쳤던 목표다.

    정부가 2024년 목표로 설정한 '방한 외래객 2000만명'은 단순히 수치상의 목표가 아니다.

    이 목표는 한국의 관광 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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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다이 아주경제 기자
[사진= 김다이 아주경제 기자]

"방한 외래객 2000만명 목표를 꼭 이루겠습니다."

올해 초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호기롭게 외쳤던 목표다. 지난해(1103만명) 대비 높은 목표를 정한 것도 있지만, 현실은 더 녹록지 않았다. 사실상 올해 문체부의 외래객 유치 목표는 '실패'로 돌아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올해 9월까지 누적 방한 외래객 수는 1214만명. 남은 석 달 동안 800만명에 가까운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상위를 차지하고, 한국 작가 '한강'이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지금 한류를 향한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런데 왜 관광객 유치만큼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걸까.

돌이켜보니 결국은 부족한 '관광 예산'이 촉발한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문체부는 올해 관광 분야 예산을 전년 대비 6.6% 증가한 1조3115억원으로 확정했다. 정부지출 평균 증가율(2.8%)의 2배가 넘게 증액됐지만, 이는 문체부 재정의 18.9%, 정부 재정의 0.2% 수준이다.

문체부와 산하 기관들은 이 예산을 쪼개고 쪼개서 연중 여러 관광 행사를 개최했다. 178억원을 투입해 '2024 한국방문의 해' 마케팅을 펼치고, 해외 25개 도시에서 K-로드쇼를 개최했다. 인천국제공항 내 K-컬처 관광존을 운영하기 위해 30억원의 예산을 신규 편성하기도 했다.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관광예산은 마케팅과 홍보에 치중해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의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타 국가에서 다국어 안내 서비스, 통역 지원 서비스, 스마트폰 기반 여행 안내 애플리케이션 등을 도입해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편의성을 높이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많은 관광지에 번역 서비스나 다국어 표지판이 없는 상태다. 

정부가 2024년 목표로 설정한 '방한 외래객 2000만명'은 단순히 수치상의 목표가 아니다. 이 목표는 한국의 관광 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표가 된다.

이웃 나라 일본은 관광 부문에 대규모 예산을 배정해 지자체별로 특색 있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관광 인프라 확충에 집중했다. 그 결과 일본은 방일 외국인 관광객 수에서 한국을 능가하며 아시아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관광 산업은 그 자체로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지닌다. 외래객들이 한국에서 지출하는 숙박비, 식비 등은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며, 관련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할 것이다.

정부가 관광 산업을 장기적 성장 동력으로 삼고 싶다면, 관광 예산 증액과 그 활용 방법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눈앞에 있는 숫자에 집착하기보단, 방한 관광의 질적 성장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

내년에는 이에 맞는 예산 책정과 적재적소에 맞는 예산 편성으로 '관광대국'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진정한 아시아의 관광 허브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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