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은행원이 일하는 지점, AI가 진단한 자산관리"…국내 은행권 서비스 잇달아 출시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중순 AI 뱅커(은행원)가 근무하는 신한은행의 'AI브랜치'가 서울 서소문점에 열릴 예정입니다. AI브랜치는 기본적으로 생성형 AI 기반으로 고객을 응대하는 업무를 수행할 뿐 아니라 새로운 AI 금융 서비스를 체험해 보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자동화기기 모듈형 부스 △AI금융 서비스 공간 △홈뱅크·AI신기술 체험공간 △대면 컨시어지룸으로 구성되며, 무인점포 형태로 운영됩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고객이 보유한 투자자산을 AI 기반으로 진단하고 시장정보와 투자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자산관리 서비스를 개편했습니다. 또 보다 개별 고객 맞춤형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은행권 최초로 '순고객추천지수(NPS)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자체 개발한 AI 기술인 'KB-STA'를 활용해 NPS 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유관 부서에 분석 결과를 제공합니다. 이를 토대로 유관 부서는 서비스 개선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고객을 대상으로 한 AI 서비스 개발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 은행권은 업무 효율화를 위해서도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생성형 AI 기술을 이용한 3D 이미지 제작용 모델 'W-스케치'를 개발했습니다. 단순한 텍스트 명령어 입력만으로 3D 이미지, 아이콘, 일러스트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단순한 2D 이미지를 넘어 3D 모델링을 포함한 입체적인 디자인 작업까지 가능해 금융 애플리케이션(앱) 그래픽을 디자인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앞으로 모델 고도화를 추진해 마케팅 배너 이미지, 인터랙티브 3D 오브젝트 등 복합적인 디자인 작업까지 자동화할 계획입니다.
해외 은행권 챗봇은 '금융 인사이트'도…"인간 직원 역할 대신해"
이미 해외 은행권은 생성형 AI를 자금 이체, 요금 납부 등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4대 은행인 웰스파고는 지난해 3월 기존의 챗봇 '파고(Fargo)'에 생성형 AI를 적용해 인간 직원이 수행하던 다양한 업무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금융 상담을 넘어 자금 이체, 각종 요금 납부 기능에도 생성형 AI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파고의 이체 기능은 사용자가 자연어로 이체를 요청하면 직접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이체 관련 서비스로 이동하는 형태입니다. 파고는 고객의 금융 상황을 모니터링해 금융 생활 개선을 위한 인사이트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독 내역, 환불 이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정기 구독이 증가하거나 특정 업체에 대한 지출이 급증할 경우 알림을 제공합니다. 또 과거 거래 내역 분석을 통해 당월 계좌 잔고를 예측하고 자금 부족이 예상될 경우 알려주기도 합니다.
미국의 JP모건은 올해 8월 오픈AI의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AI 어시스턴트 'LLM 스위트(LLM Suite)'를 소비자 부문, 투자은행 부문, 자산관리(WM) 부문에 우선 도입했습니다. JP모건은 글쓰기, 장문의 문서 요약, 엑셀 자료 분석, 고객 관리·상품 개발에 필요한 각종 정보 검색 등에 해당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담당자가 고객과 통화하는 도중에 거론된 내용을 AI가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고객 발신용 이메일 초안을 작성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김준산 KB경영연구소 데이터분석연구센터장은 "과거 챗봇이 질의응답 기능 중심으로 구현됐다면 생성형 AI 챗봇은 다양한 고객의 요구 사항을 실질적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권도 AI 개발에 있어 단순히 고객의 언어를 더 잘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의미 있는 금융 인사이트 제공과 업무 처리 기능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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