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전방위 압박에…금융권 대출 셔터 사실상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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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4-11-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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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하라는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은행들이 비대면 대출 창구를 닫았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시중은행 부행장들을 소집해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한 것을 시작으로 수시로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초 제출한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에 대해서는 내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 계획 수립 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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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우리·IBK기업銀, 비대면 가계대출 판매 중단

  • 수시로 가계부채 점검 회의…2금융권도 문턱 높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하라는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은행들이 비대면 대출 창구를 닫았다.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을 중심으로 사실상 가계대출 셔터를 내리고 영업을 마무리하는 모습이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우리은행·IBK기업은행은 비대면 가계대출 판매 중단 조치를 연이어 발표했다. 신한은행은 이날 안정적인 가계대출 관리와 실수요자 공급을 위해 6일부터 비대면 대출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의 대상은 수신담보대출과 상생대환대출을 제외한 모든 비대면 가계대출 상품이다.

이보다 앞서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내달 8일까지 △우리원(WON)주택대출(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 △우리원전세대출(주택보증·HUG) △우리스마트전세론(서울보증) △아이터치(iTouch)전세론(주택금융보증·서울보증일반) 등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달 30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12종 취급을 중단한 우리은행은 사실상 모든 비대면 가계대출 창구를 막았다.

IBK기업은행도 지난달 29일부터 △아이원(i-ONE) 직장인스마트론 △아이원 주택담보대출 △아이원 전세대출 등 비대면 가계대출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개인 고객들은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는 사례가 드물다. 은행권은 신용대출 80% 내외가 비대면 창구를 통해 실행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대출 문턱을 한껏 높인 데 이어 비대면 창구를 아예 닫아버린다는 것은 웬만하면 신규 가계대출을 내어주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통상 연말에 한 해 사업을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데 올해는 사실상 이달부터 영업활동 최소화에 나선 셈이다.

이와 같은 ‘초강수’를 두는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강한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시중은행 부행장들을 소집해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한 것을 시작으로 수시로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초 제출한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에 대해서는 내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 계획 수립 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아울러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취임 직후 금융지주 회장들보다 은행장들을 먼저 만나 “경각심을 갖고 가계부채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가계부채와 관련해) 개입을 더 세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발언하는 등 금융감독 수장들도 은행을 강하게 압박했다.

문제는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옥죄면서 제2금융권으로 관련 수요가 옮겨붙는 풍선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제2금융권에서만 가계대출이 2조원 넘게 늘어났는데 이는 2021년 11월 이후 최대치다. 이에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에도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제출하도록 하거나 DSR·스트레스 DSR 규제를 강화하는 등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처럼 다소 느슨한 규제를 받던 제2금융권도 당국의 사정권 안에 들어가면서 제2금융권도 각종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내놓고 있다. 새마을금고도 이날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중단(생활안정자금 목적은 1억원 한도로 제한)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와 신협중앙회도 다주택자 대상으로 대출 조이기에 합류했고 수협중앙회도 이르면 다음 주부터 비슷한 조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전방위적인 가계부채 증가세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며 “금융사들도 내부적인 가계부채 목표를 무리하게 달성하기보다는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남은 시간을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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