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나스닥 상장한 中위라이드는 어떤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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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4-1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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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수식어 독차지...中 로보택시 업계 선도

  • MS 출신 개발자가 창업...'IT 대부' 리카이푸 등 투자

  • UAE, 싱가포르 등 해외서도 이미 운행 중

  • 상용화 시점 테슬라보다 앞서

나스닥
중국 로보택시 기업 위라이드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됐다. [사진=바이두]

“자율주행 창업 붐은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정책, 기술 측면에서 중국은 이미 미국을 따라잡았다. 중국 기업들은 실전에 더 능하다. 지난 수년 동안 국내외에서 묵묵히 활동해 온 만큼 업계는 향후 2년 안에 중국 로보(무인)택시 산업이 ‘영광의 순간’을 맞이할 것이라고 기대한다.”(중국 매체 계면신문)

원위안즈싱(文遠知行·위라이드)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중국 로보택시 기업 최초로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입성하자 중국 업계는 “세계 최초의 로보택시주(株)가 탄생했다”며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국내에선 바이두의 ‘아폴로고’가 중국을 대표하는 로보택시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위라이드가 ‘최초’라는 수식어를 독차지하며 업계를 주도해 왔다. 위라이드는 지난해 포춘이 선정한 ‘세상을 바꾸는 혁신기업’(Change the World) 8위에 이름 올리기도 했다.
 
‘최초’ 수식어 독차지한 위라이드
로보택시
위라이드 로보버스가 중국 광저우의 한 거리를 달리고 있다. [사진=바이두]

위라이드는 2017년 4월 설립 후 최단 기간인 39일 만에 중국 당국에서 운영하는 폐쇄형 자율주행테스트를 통과했고, 81일 만에 개방형 도로 테스트도 완료했다. 같은 해 9월에 5700만 달러(약 790억원)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중국 최초로 자율주행차 개발팀을 꾸렸다.

이후 2019년 11월에는 본사가 있는 광저우에서 로보택시 유료 운영에 나섰다. 세계 최초로 레벨 4 자율주행 수준의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자율주행은 크게 레벨 0~5단계로 나뉘는데 레벨 4가 현재 최고 수준이다. 올해 5월에는 베이징 자율주행 시범구 내 로보택시 테스트 운영 승인을 기업 중 첫 번째로 받기도 했다.

위라이드가 이처럼 초고속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두 창업자 모두 업계에서 손꼽히는 개발자 출신이기 때문이다. 한쉬(韩旭) 위라이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위라이드 창업 전 바이두에서 자율주행 수석개발자로 일해왔고, 리옌(李岩) 위라이드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의 핵심 개발자였다. 특히 리 CTO는 MS 아시아연구원 설립 초기 때부터 합류해 경험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창업자의 활약으로 위라이드는 창립 이래 총 11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는데, 위라이드가 얼마나 유망한 기업인지는 투자자 명단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중국 정보통신(IT)업계 대부로 불리는 리카이푸 구글차이나 전 대표의 촹신공장, 텐센트·바이두·샤오미 등에 초기 투자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IDG캐피탈, 중국 벤처기업 전문투자사 치밍 등이 위라이드에 투자했다. 보쉬, 르노, 닛산, 미쓰비시차 등 자동차 업계 글로벌 기업들도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해외서도 쾌속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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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라이드
위라이드의 소형 무인청소차 ‘로보스위퍼 S1’ [사진=바이두]

위라이드는 현재 전 세계 7개국 30개 도시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중국과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에서 자율주행 면허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위라이드 로보버스는 이미 중국, 싱가포르, 프랑스, 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내 30개 도시에서 상용화 테스트에 들어갔으며 총 2000대의 주문을 받았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올해 4월 출시한 소형 무인청소차 ‘로보스위퍼 S1’도 이미 수백만 달러어치가 팔렸다. 

위라이드는 해외 사업에 있어 UAE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중동은 물론 세계 최초로 UAE 자율주행 면허를 취득해 아부다비 관광지 야스섬 등에서 로보택시를 2021년부터 3년째 운영 중이다. 지난 9월에는 우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UAE에서 우버 플랫폼을 통해 위라이드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지 우버 이용객들이 위라이드의 로보택시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위라이드는 중국 국내에서는 자체 운영하는 로보택시 플랫폼 ‘위라이드 고’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해외에서는 이처럼 파트너사와 협력하고 있다. 현지 파트너사에 차량을 판매하고 파트너사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해외 사업에서는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차량 판매를 통해서도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로보택시, 테슬라보다 앞서
로보택시
위라이드 로보택시 [사진=바이두]

나스닥 상장에 앞서 지난달 15일에는 차세대 로보택시 ‘GXR’을 공개하기도 했다. 레벨 4 자율주행 수준으로 최대 5인이 탑승 가능한 GXR은 조수석을 없애고 짐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내부 공간을 넓게 확보한 게 특징이다. 또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모듈 형태로 만들어 자율주행 레벨과 로보택시·로보밴 등 차종에 따라 선택해 조합할 수 있어 시스템 안전성을 높이고 개발 비용을 크게 낮췄다. 

계면신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사 로보택시 사이버캡의 대량 생산 시점을 2027년으로 예고했는데, GXR은 이미 양산형 모델로 바로 시장에 정식 투입할 수 있다”면서 “이게 GXR과 사이버캡의 차이점”이라고 전했다.  

실제 위라이드 로보택시는 광저우, 베이징, 난징, 오르도스(네이멍구 자치구) 등 중국 내 4개 도시와 아부다비에서 실전 운행 중으로 이미 경험이 축적된 데다 중국 내에는 자체 플랫폼 위라이드 고가 있어 즉시 투입이 가능하다. 위라이드는 상장 전 사업설명을 통해 로보택시 양산을 시작하고 대규모 상용화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상용화 과정에서는 테슬라보다 앞서고 있지만, 위라이드는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긴 하다. 손실의 주요 원인은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이다. 2021년~2024년(상반기) 위라이드의 매출액은 각각 1억3800만 위안, 5억2800만 위안, 4억 위안, 1억5000만 위안을 기록했고, 누적 손실액은 약 50억 위안에 달했다. 같은 기간 R&D 비용은 각각 4억4300만 위안, 7억5900만 위안, 10억5800만 위안, 5억1700만 위안으로 평균 매출의 3배 수준이었다.

다만 시장 전망은 밝다. 중국 CIC컨설팅에 따르면 세계 자율주행 시장 규모는 2022년 100억 달러에서 2030년 1조700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시장만 놓고 봐도 2030년까지 6390억 달러 규모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2025~2030년 복합연간성장률은 세계, 중국 시장 각각 80%, 8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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