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7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세 번째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것은 약 2년 전인 2022년 11월 15일이다. 그는 플로리다주 사저인 마러라고 별장에서 이제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정치 슬로건을 재차 외쳤다.
트럼프는 사실 상·하원도, 주정부 행정 경험도 없는 완벽한 '정치적 아웃사이더'였다. 부동산 개발과 카지노 사업으로 수조 원대 자산가로 성장한 그는 2016년 ‘MAGA’ 구호를 외치며 미국 정가에 ‘샛별’처럼 등장했다. 공화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한 그는 '노련한 정치가'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상대로 초접전 끝에 당선됐다. 취임 후에는 외교와 경제 정책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강화하며 보수적 유권자와 저소득 백인 노동자들에세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그는 2020년 재선 도전 당시에는 민주당 후보로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한 뒤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결과에 불복하기도 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폭동을 저지르도록 부추겼다는 의혹을 받으며 미국 하원에서 탄핵을 당하기도 했다.
백악관 기밀 문서 유출 혐의, 성 추문 입막음, 2020년 의사당 난입 사건과 관련한 대선 결과 뒤집기, 조지아주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 무려 4건의 형사 사건 기소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한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형사 기소된 전직 대통령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각축 끝에 2024년 공화당 대선 주자로 다시 돌아와 사실상 미국 4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올 초부터 시작된 공화당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트럼프는 일찌감치 공화당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하며 연임에 도전하는 바이든과 초접전 구도를 이어갔다. 하지만 6월 27일 TV토론이 전환점이 됐다. 당시 여러 차례 말을 더듬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인 바이든이 트럼프에 참패하며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를 벌어지기 시작한 것.
이후 공화당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7월 13일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유세 도중 총격을 받아 오른쪽 귀를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총격으로 피를 흘린 채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싸우자(Fight)!"고 외친 장면은 그를 '영웅화'하기에 충분했다. 이어진 7월 15~18일 공화당 전당대회는 사실상 트럼프의 백악관 재탈환 출정식이나 다름없었다. 여기에 트럼프는 'MAGA' 신봉자인 J. D. 밴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며 대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돌발 변수도 있었다. 바이든이 재선을 포기하면서 민주당 구원투수로 등판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지지자들의 강력한 지지 속에 무서운 기세로 트럼프를 바짝 추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맞서 트럼프도 무소속으로 출마한 민주당 정치 명문가 출신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내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9월 10일 TV토론에서 트럼프가 해리스에 참패하는 등 수세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해리스 특수'도 약발이 차츰 떨어지면서 결국 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 유권자들은 트럼프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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