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AI가 일상으로 다가온 시대, 규범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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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원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입력 2024-11-1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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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년 전부터 언론에 등장했으나, 그저 새로운 기술의 하나 정도로만 여겨졌던 인공지능(AI)이 이제는 휴대전화 속으로까지 들어와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규범은 AI와 관련 기술을 이용해 행해지는 범죄 행위, 예컨대 AI 기술을 이용한 딥페이크 성범죄나 보이스피싱 범죄 등에 대한 대응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와 동시에 AI 기술과 함께 산업을 발전시키는 방안들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규범 형성의 움직임도 동시에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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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원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사진=아주경제DB]
수년 전부터 언론에 등장했으나, 그저 새로운 기술의 하나 정도로만 여겨졌던 인공지능(AI)이 이제는 휴대전화 속으로까지 들어와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와 관련된 여러 이슈 중 우리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아마도 지난 2016년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세기의 대결이 그리 오래지 않은 지금, 대화형 AI 서비스인 챗GPT가 광범하게 활용되고 있고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에게 수업과 관련해 사용을 허용해도 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한다.

AI가 가져올 미래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사람들은 AI가 '특이점(singularity)'이라 불리는 시기가 도래하면 우리의 삶뿐만 아니라 세상을 송두리째 변혁시킬 것이라고 한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AI가 사이언스 픽션(SF)에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괴물처럼 진화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 우려하기도 한다. 확실한 것은 어떤 미래가 우리 앞에 펼쳐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규범은 언제나 현실보다 느리게 발전해 문제에 대해 충실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이는 어떠한 문제의 발생 이후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규범이 제정되고 시행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통상 규범은 발생하지 않은 일이나 예측하기 어려운 일에 대해서는 그 내용으로 다루기 어렵다. 규범이 예측 가능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이는 규범의 수범자(受範者)가 그에게 허용되는 것은 무엇이고 금지되는 것은 무엇인지를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규범은 AI와 관련 기술을 이용해 행해지는 범죄 행위, 예컨대 AI 기술을 이용한 딥페이크 성범죄나 보이스피싱 범죄 등에 대한 대응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와 동시에 AI 기술과 함께 산업을 발전시키는 방안들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규범 형성의 움직임도 동시에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AI 발전의 속도를 생각해 보면, 어제와 오늘이 크게 차이를 보이고 내일의 AI는 어떤 형태로 다가와 우리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될지 누구도 단정적으로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속도'와 '방향'으로 이뤄졌다. 언제나 과거보다 진일보한 기술이 등장했고, 그 기술은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방향으로 기능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첨단 기술이 전쟁·범죄 등 있어서는 안 되는 일에 사용된 불행한 경우들도 빈번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보편적인 발전의 방향은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최소한 AI가 어떤 형태로든 우리에게, 아니 인류 전체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로 보인다. 여기서 기술의 발전과 관련해 규범이 다소 선제적으로 역할을 해야 할 지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기술 개발에 있어 지켜져야만 하는 허용과 금지의 한계와 같은 사항들에 대해 보편적 윤리를 기준으로 하는 적정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경우 인간 생명에 대한 위해 방지와 같은 절대적 가치들에 대한 보호가 그 내용을 구성하게 될 것이다. 어떠한 내용으로 관련 규범들을 형성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다각도의 논의가 앞으로 충실하게 이루어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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