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 정치9단] 이재명 "민생 핵심은 기업"…재계 접점 늘리며 '경제 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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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4-11-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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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총 간담회서 상법 개정안 등 쟁점 현안 논의

  • "기업 투명성 제고하는 것, 기업 가치도 제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연일 재계와의 접점을 넓히는 '광폭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주 최태원 SK 회장을 만난 데 이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찾아 재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는 "민생의 핵심은 기업 활동이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어야 국가의 부도 창출된다"면서 상법 개정안 등 쟁점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표는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대표와 진성준 정책위의장 등 국회의원단 8명과 손 회장을 비롯해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등 경총 회장단 14명이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국가의 역할은 기업 활동을 권장하고 원할하게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며 "저는 성장이 곧 복지, 성장이 곧 발전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다만 그 성장 발전 과정에서 어떤 경로를 취하는지가 문제"라고 밝혔다.

손경식 회장은 "노동 시장에 누적된 비효율적 규제들이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투자를 제약한다"며 이 대표에게 △고용시장 유연화 △노사관계 선진화 △투자 활성화 △경영 안정성 제고를 위한 기업 지원 등을 건의했다.

특히 손 회장은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법적 근로시간 단축 법안과 정년 연장 법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손 회장은 "경영계는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 법정 근로 시간만 단축하면 기업 경쟁력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로 시간에 대한 근로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직무 성과 중심의 임금 체계로의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입장을 밝힌 후 추진하고 있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부담감을 토로했다. 손 회장은 "이사 충실의무를 확대하는 개정안의 경우 정상적인 경영 활동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헤아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노동 유연성 확보는 당연한 요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전 세계에서 한국의 노동 시간이 가장 긴 쪽에 속하는 건 10대 경제 강국, 선진국으로서 약간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동 시간을 많이 확보하고 임금은 최소한으로 지급하는 게 기업 이익에 단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길게 보면 노동자들이 소속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상법 개정에 대해서는 비공개 간담회 때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재계는 오히려 주주 이익을 쫓다가 전략적 투자에 지장이 있지 않겠냐라는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이 기업의 가치도 제고하는 것이고 또 (상법 개정이) 시장 투명성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답했다"며 "기업의 배임죄 적용, 배당 소득 문제 등 주주 가치 제고와 관련된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상법 개정에 대한 수용성도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와 경총 측은 반도체 특별법에 대해서는 지원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조 수석대변인은 "반도체 특별법에 대한 지원 얘기가 있었다"며 "이 대표는 민주당도 이미 제출한 법안들이 있기 때문에 핵심적 부분을 정확히 정리해 신속하게 통과시키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최근 이 대표는 연일 재계와의 접점을 넓히는 '광폭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7일에는 국내외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당내 상설기구 국가경제자문회를 출범시켰다. 또 지난 4일에는 최태원 SK 회장을 만나 AI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대해 논의했고, 지난달 30일에는 소상공인·자영업자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정책 브랜드인 '먹사니즘'을 부각하며 대선 주자로서의 면모를 강화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7월 당대표 연임에 도전하면서부터 경제 분야에서 '우클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전통적인 정책이었던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고, 금투세 문제에는 "폐지 입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정책위 의원은 11일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내세운 먹사니즘이 먹고사는 문제인 만큼,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이끌어가는 경영계와 적극적으로 만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와 재계가 만나서 대화를 하다 보면, 재계에서 이 대표의 (열려 있는) 답변을 듣고 놀라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민주당은 노동자와 서민뿐 아니라 국민 전체를 대변하는 당이기도 한 만큼 관련 행보들이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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