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8.8원 오른 1403.5원을 기록했다.
한·미 국고채 10년물 금리 차가 커질수록 원·달러 환율도 고점을 높이는 모양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수립으로 양국 금리의 탈동조화 현상이 고착화하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 6일 한·미 국고채 10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128.6bp(1bp=0.01%포인트)로 연중 최고점을 찍을 당시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뚫었다. 지난 8일 금리 차가 125.1bp에 달했을 때도 어김없이 1400원을 넘어섰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9월 저점 대비 81bp 급등했는데 같은 기간 한국 10년물 금리는 21bp 상승에 그쳤다. 비대칭적 움직임이 누적되면서 지난주 양국 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129.5bp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한·미 간 금리 탈동조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고려하면 미국 성장률은 큰 영향이 없지만 수출 위주의 한국은 펀더멘털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란 의미다. 실제 과거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에도 같은 이유로 한·미 10년물 금리 스프레드 역전 폭이 100bp까지 확대된 바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채권시장은 수출이 글로벌 무역 전쟁으로 인해 유탄을 맞을 가능성을 반영하는 중"이라며 "한국 채권의 상대적 강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미국의 가장 큰 무역적자 국가인 중국과 유럽연합(EU)이 한국 입장에서는 1·3위 수출 대상 국가라는 점에서 한국이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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