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분양·입주권 거래가 주춤하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분양·입주권 매매 거래는 지난 8월만 해도 150건에 달했으나 9월에 94건, 10월에 76건을 기록하며 두 달만에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달도 지난 11일까지 거래량이 17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청약 경쟁률과 수도권 주택공급 부족 우려로 서울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거래는 올들어 8월까지 누적기준 820건으로 지난해 연간 거래량(611건)을 훌쩍 넘어섰지만 최근들어 감소세가 역력한 모습이다.
일부 단지에서는 가격 조정도 이뤄지고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면적 95㎡ 20층 입주권은 지난 4월 6일에 22억7562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1일엔 20억원에 매매가 성사됐다. 이문1구역 재개발 단지인 래미안 라그란데의 전용면적 59㎡ 4층 분양권은 지난 9월 2일 8억9622만원을 기록했지만, 이달 1일에는 8억6647만원으로 하락 거래됐다.
분양·입주권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대출 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9월부터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하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대폭 낮춘 바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분양·입주권 거래량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입주 물량이 부족하긴 하지만 급매물이 아니면 거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취임 후 기준금리 향방이 정해질 내년 1분기까지는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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