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12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여당이 수습 안 되면 포기하고, 더불어민주당하고라도 협상하라. 그렇게 해서라도 나라를 정상화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국회의원 연구단체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이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정기포럼 기조 강연자로 참석해 "요즘 하는 것을 보니까 내년 초 되면 식물정부가 되겠다. 그래서 한 달 전에 대통령에게 얘기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야로 가고 있다"며 "그러면 이 당은 또 한 번 엄청난 시련에 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구난방식으로 당이 가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잘못하면 엄밀하게 정부와 통로를 개설하고 고치게 해야지, 언론에 툭 던지고 무책임하게 갈등을 부추기면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 등을 용산 대통령실에 공개 요구하면서 당정 갈등과 내부 혼란이 심화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은 용병으로 들어와 정권 교체를 해줬으니까 우리가 고마워해야 할 대상"이라며 "그런데 나머지는 당에 분란만 일으킨다. 용병이 들어와서 당을 계속 망치고 있다"면서 한 대표 체제에 날을 세웠다.
아울러 홍 시장은 "대통령에게 전부 싹 바꾸라고 했다"며 "대통령실에도 쓸 데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 전부 바꿔서 새해에는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앞에 나서라고 했다"면서 대규모 인적쇄신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자신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구광역시의 일이 남았다"며 "2017년 경남지사를 하고 있을 때 대선후보가 없어 '당이라도 살리자'는 마음에 중간에 올라왔다. 중간에 2017년도처럼 올라오는 결정은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서는 집권 후반기를 맞은 윤 대통령이 내달 초 국회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마무리하고 대규모 개각 및 용산 참모진 개편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쇄신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인재풀 물색과 검증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총리 후보로는 홍 시장 외에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회부의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다만 총리 임명에는 국회 동의가 필수적이기에 민주당 출신 원로급 정치인을 파격 기용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4월 취임한 정진석 비서실장 유임설이 있지만 미지수다. 후보군에는 원 전 장관과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충암고 4년 후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언급된다. 비서실 개편 과정에서 이른바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지목됐던 인사들의 용퇴 가능성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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