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외환당국에 따르면 한은과 국민연금 간 외환스와프 거래는 다음 달 말 종료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출범하는 내년에는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을 감안해 외환스와프를 연장할 방침이다.
스와프 한도는 국민연금이 아직 최대 한도를 소진하지 않은 점을 감안해 현행 500억 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과 국민연금은 지난 2022년 10월 100억 달러 규모로 계약을 체결한 후 지난해 4월 350억 달러, 올해 6월 500억 달러로 한도를 늘려 왔다.
외환스와프 거래는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현물환 시장에서 매입하지 않고 외환보유액에서 조달한 뒤 만기일에 되갚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국민연금의 대규모 현물환 매입 수요가 스와프 거래를 통해 일부 흡수돼 환율 하락 효과가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원·달러 환율이 내년 상반기까지 140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현실화하고 반중국·반이민 기조까지 더해지면 미국 내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를 늦추고 달러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 예외주의 현상 지속과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 등은 글로벌 자금의 달러 자산선호 현상을 당분간 지지할 것"이라며 "환율 상단을 15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환율 방파제인 외환보유액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10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56억9000만 달러 수준이다. 10월에만 환율 방어를 위해 42억8000만 달러를 소진했다.
외환보유액 4000억 달러 선이 깨져 앞자리 숫자가 '3'으로 바뀌면 환투기 세력의 타깃이 될 수 있어 외환당국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난달처럼 세 달만 더 소진하면 3000억 달러대로 내려간다"며 "환투기 세력이 붙을 수 있고 정치적으로도 야당의 공격을 받을 수 있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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