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 예술로 감성 충전…자연 속에서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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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기자
입력 2024-11-1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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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어간다. 쉼 없이 달려온 2024년, 몸과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여행이 간절한 지금이다. 이번 주말엔 완주(전북)로 떠나려 한다. 예술로 감성을 충전하고, 고즈넉한 자연 속에서 치유받을 수 있는 완주 여행 스폿을 소개한다. 
삼례문화예술촌 사진완주군
삼례문화예술촌 [사진=지엔씨21]
 
문화 예술 콘텐츠 경험하며 감성 '충전'

#삼례문화예술촌

만경강 상류에 위치한 삼례문화예술촌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양곡창고를 개조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으로, 역사와 현대가 어우러지는 독특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품었다.

수탈의 상징이었던 양곡창고를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며 역사적 의미와 현대적 가치를 동시에 지닌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1926년 일본인 대지주 시라세이가 설립한 이엽사농장 창고로 추정되는 삼례양곡창고는 완주 지역의 식민 농업 회사들과 함께 수탈의 전위대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삼례역 철도를 통해 군산으로 양곡을 운송했으며, 조석 간만의 차를 이용해 바닷물이 삼례 비비정 마을까지 유입되면 배로도 양곡을 실어갔다는 기록이 있다.

양곡창고는 1920년대 신축된 후 2010년까지 사용되다가, 2013년 문화와 예술을 담은 삼례문화예술촌으로 재탄생했다. 2018년에는 ‘삼례를 세계로! 세계는 삼례로!’라는 슬로건 아래 새롭게 개관해 현재까지 사랑받고 있다. 내부 건축물들은 1920년대 건축 양식을 보존하며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완주 삼례 책마을 사진지엔씨21
완주 삼례 책마을 [사진=지엔씨21]

#삼례책마을

2016년 문을 연 삼례책마을은 고서와 기록, 수집에 관심이 있다면 꼭 방문해야 할 보물 같은 장소다. 고서점과 헌책방, 북카페로 구성된 북 하우스, 한국학아카이브, 전시·강연 시설을 갖춘 북 갤러리 등 세 동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삼례역에서 도보로 이동이 가능해 젊은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다.

삼례책마을 역시 일제강점기부터 1950년대 사이에 지어진 양곡창고를 개조해 만들어졌다. 과거의 양식창고가 현재의 지식창고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이곳에서는 세미나와 전시회, 음악 공연, 북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고 있다.

현재 삼례책마을 책박물관에서는 '전설의 DJ 김광한 팝송전'이 진행 중이다. 1960~1990년대 음반 8000여 장과 유명 가수 사진, 인터뷰 녹음 테이프, CD, 방송 원고 등 2만여 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김광한의 방송 육성 녹음 파일을 다시 들을 수 있는 추억의 ‘골든팝스’도 상영한다. 전시는 2025년 4월 14일까지 계속된다. 
 
오성한옥마을 전경 사진지엔씨21
오성한옥마을 전경 [사진=지엔씨21]

#오성한옥마을

오성한옥마을은 종남산과 서방산, 위봉산 등 울창한 산림과 계곡, 호수가 어우러진 자연 속에 위치한 마을이다. 전통 한옥, 토석담장, 골목길 등이 옛 정취를 더하는 이곳은 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유명세를 떨쳤다.

이곳 마을에선 한옥스테이와 생태 숲 체험을 두루 즐길 수 있다.

특히 현대식 갤러리와 단아한 한옥이 조화를 이루는 아원고택은 완주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이 났다. 아원고택은 진주의 250년 고택과 정읍의 150년 고택을 이축해 재건축한 건축물로, ‘우리들의 정원’이라는 뜻을 담았다.

고창과 무안의 180년 된 고택 3채를 해체·복원해 소양면에 이축한 전통 한옥 '소양고택'도 들러볼 만하다. 갤러리, 카페, 책방 등 다양한 공간이 함께 있다.
 
완주 대둔산 사진지엔씨21
완주 대둔산 [사진=지엔씨21]
 
고즈넉한 자연 속에서 심신 '힐링'

#대둔산

대둔산은 완주의 자랑이다. 화강암 암반이 빚어낸 기암괴석과 빼곡한 숲이 첩첩이 이어져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린다. 특히 가을 단풍이 절경을 이룬다.

대둔산 정상 부근의 금강구름다리는 대둔산의 백미로 꼽힌다. 금강구름다리를 건너 약수정, 삼선줄다리를 지나 왕관바위에 이르면 대둔산의 장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정상까지 쉽게 오를 수 있으며, 관리사무소를 통한 사전 신청으로 암벽등반도 가능하다.
 
위봉사 전경 사진지엔씨21
위봉사 전경 [사진=지엔씨21]

#위봉사

위봉산 자락에 위치한 위봉사는 소양면 대흥리 위봉산 마루턱, 위봉산성 안에 자리하고 있다. ‘추출산위봉사’라고 적힌 일주문과 사천왕문을 지나 위봉사 경내로 들어선다. 깊은 산속의 사찰인데도 마당이 평탄하고 널찍하다. 대웅전 용마리에는 청기와가 고색창연하게 박혀있다. 보광명전 앞에 서 있는 늙은 소나무 한 그루가 고찰의 품격을 말해준다.

비구니들만의 도량인 위봉사는 절제의 미학이 엿보인다. 사찰 내부 건축물의 배치나 공간 구성 어디에도 과장이나 허세가 보이지 않는다. 팔작지붕으로 유명한 보광명전 지붕의 용마루와 위봉산의 부드럽고 완만한 능선 자락의 조화가 절묘하다.
 
위봉폭포 사진지엔씨21
위봉폭포 [사진=지엔씨21]

#위봉폭포

위봉산성 동문 쪽에 있는 위봉폭포는 높이 60m의 2단 폭포로 여름철 시원스레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보는 이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한다.

예부터 완산 8경에 드는 절경으로 유명하다. 도로에서 폭포 아래까지는 목재 계단 산책로로 연결돼 있어 쉽게 폭포에 다가갈 수 있다.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 깊은 계곡이 어우러진 위봉폭포는 비 온 뒤 물이 많을 때 더욱 좋다. 위봉폭포가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이곳에서 우리나라 판소리 8대 명창으로 정조와 순조 때 활약한 권삼득 선생이 수련하며 득음의 경지에 올랐다고 한다.

위봉폭포는 전북 천리 길의 완주구간 노선인 ‘고종시 마실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고종시는 조선시대 고종 임금이 이곳 동상면에서 나는 곶감을 즐겨 먹어 붙여진 곶감 종류. 보통 감보다 알이 작고 씨가 없으며 맛이 달다. 고종시 마실길은 위봉산성~위봉사∼위봉폭포∼송곶재∼시향전망대∼다자미 마을을 지나 동상면 학동마을까지 이어진다. 

가까운 곳에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맞아 치열한 전투를 벌인 것을 기념하는 웅치전적지(전라북도기념물 제25호)와 종남산 기슭에 송광사가 있다. 
 
위봉산성 사진지엔씨21
위봉산성 [사진=지엔씨21]

#위봉산성

1675년(숙종 1)에 7년에 걸쳐 쌓은 위봉산성은 전라감사 권재윤이 유사시에 전주 경기전에 있는 태조 영정, 조경묘의 시조 위패를 옮겨 봉안하기 위해 전주 근처에 험한 지형을 골라 성을 축조했다. 실제로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주부성이 점령되자 영정과 위패를 이곳으로 옮겨놓기도 했다. 

이 성은 당초 폭 3m, 높이 4~5m, 16km 둘레로 만들어져 3곳의 성문과 8개의 암문이 있었다. 지금은 일부 성벽과 동·서·북 3개문 중 전주로 통하는 서문만 유일하게 남아 있는데, 이 역시 문 위에 있던 3칸의 문루는 붕괴됐고, 높이 3m, 폭 3m의 아치형 석문만 현존한다. 실제 걸을 수 있는 구간은 도로에서 보이는 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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