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신도 안 통하네"... 수도권서도 몸값 낮춘 '마피' 분양권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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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4-11-2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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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신축 단지서 7000만원 마피 분양권 등장

  • 평택·송도서도 분양가보다 낮은 매물 잇따라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중개하는 입장에서도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7000만원은 분양권 시세보다도 훨씬 낮은 가격이지만, 집주인이 그렇게라도 팔길 원하니 어쩔 수 없죠."

25일 서울 강북구 A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내년 11월 입주 예정인 '한화포레나 미아' 아파트 단지에서 최근 분양가와 분양옵션을 합친 가격보다 7000만원 저렴한 분양권이 나온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미분양 사태를 겪은 한화포레나 미아는 그간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권을 내놓는 마피 매물이 심심치 않게 있었지만, 가격 차이가 많아야 5000만원 수준이었다.

2022년 4월 분양한 한화포레나 미아는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11억5003만원으로 당시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1억~2억원 높았다. 이 때문에 계약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탈한 바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신설동역 자이르네' 아파트 전용 42m² 분양권의 마피는 7000만원 수준에서 지난 16일 기준 1억6900만원까지 올랐다.

'준서울'로 불리는 광명뉴타운에서도 마피 매물이 나오면서 지난해 10월 분양한 '트리우스 광명' 전용 84㎡ 분양권에는 2000만원 안팎 마피가 붙었다. 최근엔 분양가보다 5000만원 내린 가격으로 새 주인을 찾는 매물도 등장했다. 트리우스 광명 역시 지난해 10월 전용 84㎡의 분양가가 최고 12억원 가까이 돼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경기 평택시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전용 84㎡ 분양권은 적게는 200만원, 많게는 2000만원 마피가 붙어 시장이 나와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길 건너편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지난해 6월 전용 84㎡가 최고 4억7800만원에 분양됐다. 지제역 반도체밸리 제일풍경채 바로 옆에 지어지는 '지제역 반도체밸리 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 마피도 2000만원까지 올랐다.

인천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송도도 마찬가지다. 내년 7월 입주를 앞둔 인천 연수구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 전용 84㎡ 분양권에는 최근 2000만~3000만원의 마피가 붙었다. 지난달 분양권보다 4500만원 저렴하게 시장에 나왔던 한 매물은 이달 들어 7000만원까지 마피 금액을 높이기도 했다. 인천 최고 분양가를 자랑하던 '송도자이 더 스타'도 2000만~3000만원 마피가 붙은 채 거래 중이다.

이른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열풍에도 신축 아파트 분양권에 마피가 붙은 것은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세가 붙지 않으면서 자금 계획에 차질을 겪게 된 집주인이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처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시장이 위축되며 하락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는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 한강벨트를 제외하면 전국 부동산이 조정장에 들어갔다"면서 "분양가가 너무 높거나 입지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시장 원리에 따라 분양권 가격도 조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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