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기업 밸류업 펀드'가 21일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근본적인 시장 환경 조성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투자자들의 단기투자만 부추기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21일 한국거래소는 한국증권금융·한국예탁결제원·한국금융투자협회·코스콤 등 증권 유관기관 4곳과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조성한 2000억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 투자를 이날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거래소 등 증권 유관기관 5곳은 지난 4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2000억원 규모로 기업 밸류업 펀드를 조성했다. 또 2차 펀드도 유관기관 1500억원, 민간 1500억원씩 출자해 추가 조성될 예정이다.
투자 대상은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 및 지수 구성 종목, 지수 미편입 밸류업 공시 종목 등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초기 2000억원은 물론 2차 펀드까지 합쳐 5000억원을 증시에 투입해도 국면 전환을 어렵다고 평가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를 외면한 지 오래”라면서 “펀드 조성이 증시 회복에 마중물 역할은 해줄 수 있겠지만 기업의 펀더멘털 회복, 주주가치 제고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이상 투자 초기 반짝 수익만 보고 떠나는 단타 투자만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반기 기준 투자자의 거래 대금이 가장 많이 몰리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은 CD금리 액티브 다음으로 유가증권 하락 2배에 베팅하는 코스피200 선물 인버스(35조5120억원)와 코스닥 하락에 베팅하는 코스닥150선물 인버스(12조9170억원)였다.
같은 기간 인버스2X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29%대로 레버리지(-28%)와 정반대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는 다시 2500선을 바라보며 회복하고는 있지만 미국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 강세로 향후 5년 동안은 박스권에 갇혀 있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펀드 등을 투입해 정부가 직접 증시 부양에 나서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며 “장기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등 일관되고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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