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가 학생 대표단과 면담한 끝에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중단하고 수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동덕여대는 21일 오전 11시부터 총학생회와 3시간가량 면담을 진행한 결과 남녀공학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덕여대 측은 "향후 논의 재개 시 학생들과 협의해 진행하겠다는 입장문 발표를 전제로 강의실 봉쇄를 해제하고 수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총학생회는 이날 면담에서 처장단에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한다는 학생들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면담에는 동덕여대 교무처장인 이민주 비상대책위원장 등 처장단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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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 입장은 오는 25일께 발표될 예정이다. 학교 측은 학생들과 다음 주 월요일에 다시 면담할 계획이다.
앞서 20일 총학생회는 학생총회를 열고 '공학 전환' '총장직선제' 등 표결을 진행했다. 학생총회는 학생 회칙 등을 결정하는 총학생회 최고의결기구로, 전체 재학생 6500여 명 중 10%인 650명 이상이 참석해야 개회된다. 이날 학생총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2000여 명이었으며 공학 전환 안건에는 1973명이 투표했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공학 전환 찬반 투표를 안건으로 상정하며 "본 회의에서 결정되는 종합안을 가지고 21일 오전 11시에 진행되는 처장단 면담에 참여해 학생이 원하는 바를 전달하고 오늘 결정된 바를 이뤄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후 진행된 투표에서 총 투표수 1973표 가운데 전환 찬성 0표, 반대 1971표, 기권 2표가 나오며 안건이 부결됐다. 총학생회는 '총장직선제'도 함께 의결했는데, 해당 안건은 총 투표수 1933표 가운데 직선제 찬성 1932표, 반대 0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지난 11일부터 동덕여대에서는 남녀공학 전환을 저지하기 위해 일부 학생들이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이 건물을 점거하고 시설물을 훼손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번 학생들 집단행동은 학내에 '남녀공학 추진설'이 퍼지자 지난 7일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대학 본부에 ‘남녀공학 전환 논의 사실’을 문의하면서 촉발됐다. 동덕여대는 최근 학교 발전 계획을 수립하면서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학교 건물 출입문은 대부분 봉쇄됐고 집단 수업 거부로 수업 진행이 어려운 상태다. 다만 전날 오전부터 예술대학 산하 회화 전공과 성악 전공은 대면 수업을 재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측은 본관 등 건물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는 학생들 행위를 '불법행위'로 규정했다. 동덕여대 측은 "기물 파손이 도를 넘었으며, 수업 방해로 하루 300여 개 강의가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면서 "수업 방해는 큰 범죄행위다. 폭력은 어떠한 경우도 정당화될 수 없다. 학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엄중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총학생회 측은 본관 점거는 해제하지 않았다. '남녀공학 전환' 완전 철회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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