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법원에 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의 강제 매각을 명령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수십조원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크롬 매각이 현실화하면 구글은 검색사업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법무부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0일(현지시간) 법무부가 구글의 반독점 소송이 진행 중인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구글의 크롬을 판매하도록 강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연방법원은 지난 8월 구글이 불법적으로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독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결했다.
법무부는 크롬 매각 외에도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의 독점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매각하거나, 스마트폰에 크롬을 기본 브라우저로 장착하는 관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구글이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대가를 지불하고 크롬을 스마트폰의 기본 브라우저로 장착하는 행위까지 금지시켜 달라는 방안을 제시했다. 법무부는 스마트폰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독점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정부가 강제로 안드로이드를 매각시킬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구글은 12월에 자체적인 구제책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고 판사는 내년에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법원이 정부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수백만 미국인이 정보를 검색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미 CNN 방송은 내다봤다. 존 콰카 노스이스턴 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크롬을 구글에서 분리하고 기본 브라우저 장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면 광고주들이 지배적인 검색엔진에 의존하지 않고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웹트래픽 분석사이트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크롬은 미국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61%를 차지하고 있다.
법원이 크롬 매각을 명령하더라도 구글이 항소해 사건을 상급심으로 끌고 간다면 매각 여부가 결정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내년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다는 것도 변수다. 트럼프는 대선 2개월 전 구글이 자신에게 편향적이라며 당선되면 구글을 기소하겠다고 했다가 한 달 후에는 구글 해체가 좋은 생각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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