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충성 클럽' 내각이 빠르게 진용을 갖춘 가운데 그 배경에는 실세로 떠오른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있다고 로이터가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자신이 고른 인물들이 경험 및 전문성 부족과 성 추문 등 각종 구설수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을 최우선 기준으로 고집하며 인선 작업에 상당 부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40대에 불과한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가 국방장관으로 깜짝 발탁된 것을 비롯해 트럼프 2기 내각의 상당수가 40대의 '젊은 충성파'로 채워지게 됐다.
이미 유세 과정에서 트럼프가 자신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J.D. 밴스 상원의원을 깜짝 발탁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주니어는 2기 인선 과정에서도 상당 부분 관여할 것이라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그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후인 지난 7일 친트럼프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는 정권 인수에 깊이 관여할 것"이라며 "이제 우리가 실제 핵심 인물들, 즉 대통령의 메시지를 실현할 사람들 및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보다 자신이 더 잘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들이 그의 내각에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첫 대통령에 당선된 2016년에는 전통적 공화당계 및 기업계 인사를 중심으로 인선을 진행했으나 그 과정에서 트럼프와의 시각 차이로 잡음이 일기도 했고, 이에 첫 내각 인선 발표가 대선 후 1달이 지난 12월에야 이루어졌다. 하지만 트럼프 주니어는 당시의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충성심을 최우선 기준으로 내세워 빠르게 인선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고, 이에 대선 후 불과 17일 만에 15개 부처 장관 인선을 모두 마치게 됐다.
트럼프는 정치적 결정에 있어 가족 구성원들의 의견을 중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대표적 인물이 1기 당시에는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부부였고 2기에는 트럼프 주니어가 '실세'로 떠올랐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한편 트럼프 주니어는 내년 1월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2기에서 정부 요직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던 트럼프 주니어는 일단 정부에 참여하지 않고 벤처캐피털회사인 '1789캐피털'에서 파트너로 일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그가 앞으로도 트럼프에게 조언을 할 것이고, 또한 외부에서도 정치 관련 팟캐스트 방송 등을 진행하며 트럼프를 지원 사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2기 내각을 '충성 클럽'으로 채운 트럼프가 주요 결정에 있어 1기 만큼 가족에 의존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트럼프 관계자는 "현재 (내각) 체계가 잘 정리되어 있다"며 "이번에는 그(트럼프)가 예전만큼 가족을 필요로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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