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며 금리는 인하…은행 '갈지자 행보'에 둔촌주공 입주민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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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4-11-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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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일 둔촌주공 입주 시작…銀 가산금리 최저 1.3%p, 규제는 여전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소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모습 [사진=연합뉴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시작을 앞두고 은행에 대한 입주민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편으론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반대편에선 대출 금리는 내리는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당장 입주를 위해 대출이 필요한 이들에게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27일 서울 강동구 소재 둔촌주공 아파트 입주 시작을 앞두고 은행들의 잔금대출 금리가 속속 내려가고 있다. 금융채 5년물 금리에 각 은행이 정한 가산금리가 더해지는데 입주일이 다가오며 은행들이 당초 확정했던 가산금리를 더 내린 결과다.
 
먼저 KB국민은행은 가산금리를 0.2%포인트 낮췄다. 지난 11일 기준 가산금리 1.5%포인트를 적용해 최저 대출 금리가 4.80%였지만 이달 25일 기준 4.50%로 떨어졌다. 또 NH농협은행도 같은 기간 가산금리를 0.2%포인트 내린 1.3%포인트로 정했다. 대출 금리는 4.52%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가산금리를 1.4%포인트로 확정하며 대출 금리 4.6%를 형성했다. 앞서 이달 초 4% 후반~5% 초반으로 대출 금리를 검토 중이었는데 비교적 낮은 수준에 최종 금리를 확정한 것이다. 현재 둔촌주공 잔금대출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하나은행(4.483%)이다. 가산금리는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과 같은 1.3%포인트로 하나은행도 지난 21일 0.1%포인트 인하했다.
 
그러나 대출 금리는 내리면서도 은행들은 예상되는 전체 잔금대출 수요 5조~6조원 대비 턱없이 부족한 대출 한도를 정했다. 현재까지 둔촌주공 잔금대출을 취급하기로 한 은행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인데 내년부터 자금을 공급하는 신한을 제외한 총 대출 한도는 8500억원에 그친다.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은 한도 제한으로 대출을 못 받는 사례가 생기는데 대출을 받는 사람들은 은행들 간 금리 경쟁으로 대출이자를 아끼는 이득을 보는 셈이다.

잔금 대출을 알아보고 있는 한 입주민은 "대출 문턱은 높이면서 대출금리는 내린다고 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서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대출 승인을 받는 사람만 이득을 볼 수 있어 다소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최근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매입)’를 방지하겠다며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사실상 연내 조건부 전세대출도 받기 쉽지 않아졌다. 현재 5대 은행 중 하나은행만 조건부 전세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잔금대출 경쟁도 치열한데 사실상 전세대출까지 막혀 입주민의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들은 내년 1월을 둔촌주공 대출 확대 시점으로 보고 있다. 연간 가계대출 총량이 다시 생기는 한편 둔촌주공 입주 기간은 내년 3월까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올해 설정했던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에는 내년 더 낮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설정하기로 했다. 이에 둔촌주공 중도금대출을 취급했던 부산은행과 수협은행도 내년 1월 잔금대출 공급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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