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전자기술연구원에 따르면 DC 도입 땐 연간 35.9테라와트시(TWh)의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국내 143만2200만 가구가 연간 사용하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현재 우리나라 전력계통은 교류(AC) 기반이며 발전소-송전선로-1차 변전소-송전선로-2차변전소-배전선로-변압기-소비자 순으로 공급된다. AC 전력계통과 비교할 때 직류(DC) 전력계통은 주파수 안정도와 무효 전력 등에서 장점을 가진다. 전력변환 단계가 줄어들어 손실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은 DC를 도입할 경우 연간 최대 6.6%의 소비전력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6대 가전(세탁기, 공기청정기, 에어컨, TV, 건조기, 냉장고)의 직류 수용가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DC 도입 때 1년간 6대 직류가전에서 절감되는 소비전력은 약 1.653메가와트시(MWh)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직류 수용가가 활성화 되면 기력발전(무연탄·유연탄·중유·가스) 발전량(2022년 기준)의 26.7%에 해당하는 전력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 관계자는 "수용가에 직류를 도입할 경우 무효전력이 없어 분기선로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어 파급효과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6대 가전기기의 직류 도입 시 생산 단가 절감 효과도 발생한다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에어컨의 경우 25개의 부품이, 냉장고는 11개의 부품이 감소했으며 TV는 51개의 부품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DC 도입에 키를 잡고 있는 곳은 한국전력이다. 한전은 중·장기 로드맵을 세우고 MVDC·LVDC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전은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의 에너지신산업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통해 기존 교류 배전기자재를 활용한 직류 공급 테스트베드 구축과 실증을 주도해왔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의 차세대 AC/DC 하이브리드 배전 네트워크 사업을 통해 AC/DC 복합망 설계, 해석·운영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단계적 로드맵에 따르면 정부는 2025년부터 2026년까지 DC 기반 마련을 목표로 얼라이언스 공동연구 시범사업에 돌입하고 공급 약관과 표준화 기반을 마련한다.
이어 2027~2029년까지 중기 계획을 세우고 DC 생태계 구축에 돌입한다. 대규모 실증 연구를 통해 DC 요금제 방안을 마련하고 국제 표준화 진행도 추진한다.
2030년부터는 전주기 DC 활성화에 나선다. 기술 신뢰도를 향상해 DC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 기술 수준과 경제성 등을 고려해 장거리 대용량 전력전송방식, 근거리 대용량 직류공급방식 등 직류배전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라며 "정부와 협의해 직류배전 활성화를 위한 관련 기술 표준화와 대규모 실증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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