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부실정리계획 모의훈련 실시···"첫 기관·지주·은행 합동"

[사진=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가 국내 주요 금융지주·은행들과 함께 부실정리계획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부실정리계획은 금융체계상 중요금융기관(SIFI)들이 자체적으로 건전성 회복이 어려운 때를 대비해 미리 마련하는 정리 계획을 말한다.

금융위는 27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본사 청계홀에서 예보,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자회사 은행 등 10개의 SIFI가 모의훈련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SIFI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가 선정하며, 자체정상화계획‧부실정리계획 제도 적용 대상이다.

부실정리계획 모의훈련은 SIFI 부실 상황에 대비해 매년 예보가 수립하고 금융위가 승인하는 부실정리계획이 실제 상황에서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점검‧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주요 관계기관이 대거 참여해 상호 정책 공조를 논의하는 최초의 합동 모의훈련이었다.

이번 훈련에서는 전년도에 발생한 크레디트스위스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례와 유사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가상의 SIFI 정리 상황을 가정했다. 금융시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부실 확산 방지 대책, 긴급유동성 지원 방안 등 부실 시 각 기관의 대응책 발표와 토의를 진행했으며, 기관 간 소통 채널을 점검하고 공조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아울러 가교은행 설립 등 신속하고 효율적인 정리방식을 논의하고, 정리에 대비한 SIFI의 위기대응 조직구성 방안을 점검했다. 유재훈 예보 사장은 훈련에 앞서 "디지털 뱅크런과 같은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평시 관계기관 간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구축하고 실전과 같은 훈련을 통해 이를 점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와 예보는 이번 모의훈련을 통해 확인한 개선‧보완사항들을 내년 부실정리계획 수립 시 반영해 계획의 실효성과 완성도를 제고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관계기관 간 협력체계 구축 강화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