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가 3개월 연속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의 평균 예대마진이 1%포인트를 넘긴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 5개월만이다. 앞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강화 조치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린 반면, 기준금리가 내려가며 수신금리는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7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10월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정책금융제외)는 1.036%포인트로 나타났다. 한 달 전 0.736%포인트 대비 0.3%포인트 오른 수치다. 가계 예대금리차는 가계 대출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수치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은행이 예금·대출로 이익을 많이 내고 있다는 의미다.
5대 은행의 평균 예대마진은 지난 7월 이후 석 달 연속 상승하고 있다. 7월 0.434%포인트였던 예대금리차는 △8월 0.57%포인트 △9월 0.736%포인트 △10월 1.04%포인트로 벌어졌다.
지난달 유일하게 1%대를 넘겼던 농협은행에 이어 10월에는 국민은행(1.18%포인트)과 신한은행(1.01%포인트)이 1%대를 넘겼다. 특히, 신한은행 예대금리차는 지난 9월(0.53%포인트) 대비 2배 가량 높아졌다. 농협은행(1.21%포인트)은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예대금리차를 보였다.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이유는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금리는 오르고 있는 반면, 수신금리는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규제 방안을 공개한 후로 5대 은행은 앞다퉈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가산금리를 올려 왔다. 지난 5개월간 5대 은행에서 금리를 인상한 횟수는 총 26회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수신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잇달아 하락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달 중순 22개 주요 수신 상품의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인하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예·적금 금리를 0.25~0.55%포인트 인하했고, 우리은행도 지난달부터 두 차례에 걸쳐 적금 상품 금리를 0.2%포인트씩 낮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고금리 대출이 소수에게만 나가고 있다"며 "대출 금리 금액이 많이 나가게 되면 평균값에 수렴하게 되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높아지지 않는데 그 반대의 상황에 있다 보니 예대금리차 확대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 외국계 은행 등의 공시 대상 19개 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5.93%포인트)이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다. 인터넷은행은 토스뱅크 2.48%포인트, 카카오뱅크 2.11%포인트, 케이뱅크 1.40%포인트 순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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