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국내 증시는 금리 인하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95% 내린 2455.91에 거래를 마쳤다. 한 주 동안 코스피는 1.86% 하락했고 코스닥은 0.24% 상승했다.
이번 주 코스피는 삼성전자의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와 연기금 수급 유입, 금통위의 깜짝 금리 인하는 지수 하단을 지지했지만 미국 통상 정책 불안에 국내 증시는 하락했다.
미국 정부효율부 수장 임명자가 반도체과학법(칩스법)에 따른 반도체 보조금 지급 전반을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알테오젠의 특허 분쟁설로 인해 투심이 급격하게 위축된 바이오 테마 종목들이 동반 하락한 가운데 이스라엘-헤즈볼라가 휴전에 합의하고 미국 국방 예산 감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방산 테마주들도 급락한 점이 한국 증시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 국내 증시가 금리 인하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간 코스피 지수 예상 구간은 2430~2550을 제시했다. 지난주(2420~2540) 대비 하단과 상단을 각각 10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경감이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 리스크가 여전히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섹터의 부진이 예상돼 증시 전반의 상승폭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현재 인공지능(AI) 테마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점차 반도체와 같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는 점은 반도체 섹터에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제공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엔터, 음식료 등 (미국) 관세 이슈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테마들은 상승세를 시현할 수 있겠지만 시가총액을 고려할 때 증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말과 내년 초에는 경기에 민감한 대형주보다 경기와 무관한 중·소형주가 더 유리한 환경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착륙하기까지 내년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하향될 것으로 보인다"며 "헬스케어 등 경기와 무관하고 실적 기대가 크지 않은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가 연말까지 2500 선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주식시장의 연말 랠리 가능성은 낮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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