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인터뷰] "지식교양 콘텐츠? 원하는 사람 많아요"…큰그림연구소가 유튜브서 성공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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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혜 기자
입력 2024-12-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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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윤의 지식play', '셜록현준' 등 100만 구독자 콘텐츠 만들어

  • '알고리즘' 타고 명확한 시청자층에 전달…TV보다 쉬운 접근

  • 큰그림연구소 "전문가 언어 존중…보기 쉬운 전달 방식 찾을 뿐"

 콘텐츠 전문기업 큰그림 연구소 유솔범 대표오른쪽와 유재룡 PD 인터뷰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식교양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알고리즘을 타고 이 콘텐츠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전달됐기 때문이에요"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큰그림연구소 스튜디오에저 진행한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사진은 콘텐츠 전문기업 큰그림 연구소 유솔범 대표(오른쪽)와 유재룡 PD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식교양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알고리즘을 타고 지식교양 콘텐츠를 원하는 시청자에게 전달됐기 때문이에요. 저희는 그 점을 노렸고 '셜록현준', '김지윤의 지식play', '일당백' 등이 그 본보기입니다."

유솔범 큰그림연구소 대표와 유재룡 제작총괄(PD)은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큰그림연구소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6년 일반적인 광고·홍보 콘텐츠 제작사로 시작한 큰그림연구소는 팟캐스트 '일당백'을 만난 2020년, 유튜브 콘텐츠 제작에 첫발을 내디뎠다. 유 PD는 "당시 팟캐스트 중에 '일당백' 채널이 있었다. 그 팀이 유튜브 콘텐츠 퀄리티를 높이고 싶어 했다. 우리도 광고·홍보 외에 다른 분야로 발을 넓혀보자고 생각했던 시기였다. 두 팀이 함께하면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거라 판단해 유튜브 콘텐츠 제작을 시작했다"고 말문을 뗐다. 


 
캡션에 주요 멘트 한 줄 부탁드립니다 큰그림 연구소 유재룡 PD 인터뷰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유재룡 PD는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큰그림연구소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유튜브 생태계에서 지식교양 시청자층은 확실하고 알고리즘이 있다면 우리 콘텐츠가 반드시 그 시청자층에 도달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큰그림연구소는 자극적인 유튜브 생태계에서 지식교양 채널이 성공할 수 첫번째 이유로 '알고리즘' 꼽았다. TV 매체와 달리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유튜브는 지식교양 콘텐츠를 원하는 사람에게만 관련 콘텐츠를 전달하기 때문에 명확한 시청자층 확보가 가능하단 이유에서다. 

유 PD는 "유튜브 생태계에서 지식 교양 콘텐츠 시청자층은 확실하다"며 "알고리즘이 있다면 우리 콘텐츠가 반드시 그 시청자층에 도달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큰그림연구소는 여기에 '콘텐츠 생명력을 어떻게 길게 가져갈지'를 고민했다. 유 PD는 "예능 콘텐츠는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중소 제작사가 접근하기 어려운 편"이라며 "우리는 롱런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했고 지식교양이라는 요소가 시청자들게 꾸준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일당백' 채널에서 4년 전 올린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다룬 콘텐츠는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시청자에게 다시 회자하고 있다. 콘텐츠에 댓글이 달린 시기를 살펴보면 1개월 전이 대다수다. 유 PD는 "'일당백' 채널은 책을 다루다 보니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볼만한 콘텐츠로 여겨진다"며 "사람들이 꾸준히 소비하는 편"이라고 했다.


 
캡처유튜브 콘텐츠 갈무리
유튜브 채널 '일당백'에서 4년 전 다룬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콘텐츠는 그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다시 시청자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캡처=유튜브 콘텐츠 갈무리]


큰그림연구소 콘텐츠의 또 다른 특징은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언어를 지양한다는 점이다. 기존 지식교양 프로그램이 콘텐츠를 '어떻게 구성할지'를 고민했다면 이들은 전문가의 지식과 언어를 사람들에게 '어떻게 쉽게 전달하고 표현할지'를 생각한다. 유 PD는 "우리의 역할은 전문가의 가치 있는 이야기를 시청자들이 보기 쉬운 방식으로 콘텐츠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콘텐츠의 필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작가'를 없앴다. 약 108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김지윤의 지식play' 채널의 경우 김 박사가 이슈에 대해 직접 분석하고 스크립트를 작성한다. 약 13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현준 교수의 '셜록현준' 채널도 한 이슈에 관해 편하게 대화하듯 촬영한다. '일당백' 채널은 콘텐츠 메인 MC인 방송인 정영진이 주로 기획한다. 다시 말해, 전문가가 자신의 생각을 제시하고 큰그림연구소가 그에 맞는 포맷을 찾아가는 형태인 것이다.

지식교양 채널인 만큼 시사 이슈를 깊이 있게 다루는 점도 큰그림연구소의 강점이다. 유 PD는 "최근 사람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이 변화한 것 같다"며 "한 이슈에 관해 뉴스로 먼저 개괄적인 정보를 얻은 후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진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는 걸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듯하다"라고 했다. 이를 증명하듯 미국 정치 이슈를 다루는 '김지윤의 지식play' 채널의 경우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군,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전쟁, 미국 대선 등을 거치면서 채널이 크게 성장했다. 


 
캡션에 주요 멘트 한 줄 부탁드립니다 큰그림 연구소 유솔범 대표 인터뷰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유솔범 큰그림연구소 대표는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큰그림연구소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유튜뷰 생태계에서 콘텐츠 공급 과잉은 결정된 미래다. 큰그림연구소의 돌파구는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좀 더 깊이 있는 지식 교양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큰그림연구소의 목표는 외국 유튜브 지식 교양 채널 중 가장 큰 'VOX'(1240만 명의 구독자 보유)처럼 성장하는 것이다. 지난 2014년 시작한 채널 VOX는 다양한 사회 현상을 설명하며 커졌다. VOX는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아 오리지널 콘텐츠 '익스플레인'을 제작했다. 또 뉴욕타임스, 블룸버그 등 레거시 미디어가 뉴미디어 채널에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 보여주는 참고서 같은 채널이기도 하다. 

유 PD는 "우리의 지향점은 VOX 채널처럼 성장하는 것"이라며 "그런 수준으로 더 깊이 있는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 대표도 "영상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회사를 시작했다"며 "유튜브 생태계에서 콘텐츠 공급 과잉은 결정된 미래다. 저희 나름의 돌파구는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좀 더 깊이 있는 지식 교양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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