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우스 인니 공략] 가라앉는 도시 자카르타...韓 방조제·댐으로 침몰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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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자카르타)=권성진 기자
입력 2024-12-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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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만금 방조제 건설 경험 농어촌공사…대방조제 파트너로 등극

  • 까리안 댐으로 200만명에 식수 공급…지하수 추출 남용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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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성 한국농어촌공사 글로벌사업부장이 지난달 26일 자카르타 대방조제 사업에 대해 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권성진 기자]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침몰하고 있는 곳입니다. 여기 제방을 보면 중간중간 콘크리트를 덧댄 흔적이 있는데 지반이 계속 가라앉으면서 해수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자 추가로 쌓은 것입니다."
 
지난달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북쪽 해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남호성 한국농어촌공사 글로벌사업부장은 지반 침하 현상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현재 상태라면 2030년에는 북부 자카르타 면적의 90% 이상이 해수면 아래로 잠기게 된다. 이를 늦추거나 상황을 개선할 해법으로 우리나라 방조제와 댐 제조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자카르타는 최근 10년간 2.5m 넘게 가라앉아 일부 지역은 벌써 해수면보다 아래에 있다. 실제 이날 약 1.5m 높이의 제방 뒤로 해수가 땅보다 높게 올라와 있었다. 제방이 없었다면 이곳도 바다의 일부가 됐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자카르타 대방조제 사업 파트너 농어촌공사…새만금 DNA 이식
 
방조제
자카르타 해역 제방에 중간중간 추가 공사를 한 흔적 [사진=권성진 기자]
침몰 위기에 처한 자카르타에 손을 내민 건 한국농어촌공사다. 농어촌공사가 세계에서 가장 긴 새만금 방조제를 만들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카르타 대방조제 사업의 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 

당시 농어촌공사 인도네시아 사무소장을 역임했던 남 부장은 "네덜란드와 일본 등도 방조제 기술을 갖고 있지만 공사 경험이 너무 오래 전인 데 반해 한국은 2010년에 준공된 '새만금'이라는 최신 기술을 보유해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방조제 사업은 제자리걸음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소극적인 탓이다. 농어촌공사도 자금 유치 방안이 마땅치 않아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단계별로 세부 설계 500억원, 방조제 시공 8조원, 매립에 12조원이 소요된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나서 세부 설계를 도와주고 국내 기업에 시공권을 주면 모두에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인니의 '팔당댐' 까리안댐…200만명에 식수·생활용수 공급 

카리안댐
까리안댐의 모습. 자카르타와 주변 도시 200만명에 식수와 상수로 공급될 예정이다. [사진=권성진 기자]
자카르타 내 까리안댐 역시 지반 침하를 막기 위해 농어촌공사가 만든 시설이다. 식수와 공업용수 공급용 댐으로 지하수 사용을 억제해 지반 침하 속도를 둔화한다는 아이디어다. 

길이 516m, 높이 65.6m 규모로 최대 3억t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까리안댐은 인도네시아에서 셋째로 크다. 수도권에 대규모 상수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팔당댐에 비견된다. 공사 기간만 2013년 1월부터 2026년 3월까지 149개월이 걸렸다. 한화로 4380억원이 투입됐고 펀딩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차관 형식으로 이뤄졌다. 

까리안댐은 자카르타와 주변 도시에 거주하는 200만명 인구에 식수와 상수를 공급한다. 여의도 80배 규모 농경지(2만3000ha)에 관개용수를 제공하고 신발 공장 등에서 공업용수로도 쓰일 예정이다. 최낙원 농어촌공사 해외사업부장은 "댐에 저장된 물을 공급하기 위해 도수로가 필요한데 인도네시아 정부가 관련 공사를 빨리 잘 마무리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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