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시어(詩語)로 스타들의 빛을 품다...장재선 시집 '별들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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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기자
입력 2024-12-0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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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면 아득히 빛나는 별이어서 좋다. 가까이 만나면 동시대를 함께 걷는 벗이어서 정겹다. 이 책에서 시(詩)로 만난 스타들이 그렇다. 
나는 이분들에게 빚을 크게 졌다. 일상의 나날에서 상실감, 우울증, 치욕감으로 휘청거릴 때 이들의 영화와 드라마, 노래에서 위로를 받았다.  
어찌 나뿐이겠는가. 곡굉지락(曲肱之樂), 몸 누일 곳 없어서 자기 팔뚝을 베고 누운 처지여도 애써 즐거움을 찾으며 웃고 사는 이가.’

 
시집 별들의 위로 표지 사진도서출판 작가
시집 별들의 위로 표지 [사진=도서출판 작가]
시인 장재선이 그의 시집 '별들의 위로' 여는 글에 적은 글이다. 여느 사람처럼 일상의 나날에서 상실감, 우울증, 치욕감을 겪는 그는 현실을 잠시 잊을 수 있는 가상의 세계, 즉 영화와 드라마로부터 힘을 얻었다. 대중의 정서에 소구하는 가요에서도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대중문화를 이끄는 스타들의 '빛'에 '빚'졌다는 것이다. 

시인은 위로의 빛을 시(詩)에 담기 시작했다. 언론사에 오래 재직하며 대중문화계를 취재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이번 책은 고(故) 송해 선생부터 차은우까지 생년 순으로 수록했다. 37명의 인물을 4부로 나눠 수록함으로써 각 부마다 한 시기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알 수 있게 했다.

1부는 송해, 남궁원, 박근형, 김혜자, 박정자, 윤정희, 박인환, 윤여정, 김민기, 고두심 등 한국대중문화사의 큰 별들을 대상으로 한다.

2부는 가수 겸 배우이자 방송 진행자이며 화가이기도 한 김창완이 첫머리를 장식한다. 윤석화, 이미숙, 최수종, 박찬욱, 강수연, 김혜수, 이정재, 전도연 등의 이름이 그 뒤를 잇는다. 1950~1970년대에 출생한 이들은 젊은 시절부터 서양의 대중문화와 한국의 수준을 견주며 그걸 높이는 데 기여했다.

3부는 그룹 god, 박해일, 박진희, 탕웨이, 한혜진, 전미도, 윤시윤, 한효주 등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1970~1980년대 출생인 이들은 대중문화 인물로서 개인의 성공에 힘쓰는 한편 더불어 사는 가치를 존중하며 긍정적 에너지를 퍼트린다. 탕웨이처럼 중국 국적이면서도 이런저런 과정을 통해 한국 대중문화계에 스민 인물도 마찬가지다.

4부는 그 이름들(권유리, 임윤아, 서현, 임지연, 이세영, 수지, RM, 문가영, 차은우)에서 보듯 현재 크게 주목받는 이들이다.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며 활동하는 이들의 빛이 세상을 환하게 비추길 바라는 마음을 각 시편에 담았다. 

책의 순서대로 각 시편은 한국 현대 대중문화사 흐름을 품었다. 

부록으로 영문 번역 시도 담았다. 영문학자인 김구슬 교수가 옮긴 것들이다. 시인이기도 한 김 교수의 내공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영화 '기생충'의 자막을 번역했던 달시 파켓이 감수했다.

한편 저자 장재선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와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을 졸업했다.

시집 '기울지 않는 길', 시·산문집 '시로 만난 별들', 산문집 '영화로 보는 세상' 등을 출간했으며, 한국가톨릭문학상(신인상), 서정주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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